'디지털성범죄 지원센터' 한 달 830건 도왔다

입력 2022-05-09 17:11 수정 2022-05-0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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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촬영물 400건 삭제· 피해자 심리 상담 273건 등 지원
디지털성범죄 전담 법률‧심리치료 지원단 100명 구성
오세훈 "피해자 일상회복 지원"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 SNS에 자신의 사진을 올린 A 씨는 가해자로부터 쇼핑몰 모델을 제안 받았다. 가해자는 직접 만나 사진을 찍자고 요구했다. 당일 A 씨가 입어본 옷들 중 노출이 심한 옷들도 있었다. 가해자는 불안해하는 A 씨에게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협박하며 사진을 찍었다. 이후 A 씨는 자신의 사진이 온라인에 유포됐다는 사실을 알고,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센터는 A 씨의 사진을 판매·유통하는 가해자에 대한 증거를 수집해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가해자는 검거됐고, 센터는 A 씨에게 사진 유포물 삭제 지원과 함께 심리 상담을 통해 일상 회복을 돕고 있다.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가 개관 한 달 만에 불법 촬영물 삭제, 수사·법률 등 830건을 지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 안심지원센터를 방문해 “많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이 안심지원센터가 하는 지원을 얼마나 목말라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한 달간 800여 건 이상 지원했다는 보고를 받고, 안심지원센터를 만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우리 사회에 n번방 사건이 발생하면서 디지털 성범죄가 피해자들의 마음과 건강을 피폐하게 만든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며 “다양한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피해자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심지원센터는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피해자에게 긴급 상담부터 고소장 작성, 경찰 진술 동행, 법률‧소송지원 등을 한 번에 지원해주는 기관이다.

3월 29일 개관 이후 안심지원센터가 지원한 유형은 성범죄 영상 및 사진 삭제가 40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심리·치유 상담(273건), 수사와 법률 지원(119건), 일상 회복 지원(38건) 순이었다.

한 달간 안심지원센터에서 도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인원은 총 79명이다. 피해 유형별로는 불법촬영·온라인 그루밍 등이 있다.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의 지원 과정.  (자료제공=서울시)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의 지원 과정. (자료제공=서울시)

서울시는 이날 한국여성변호사회·한국상담심리학회·서울보라매병원과 디지털 범죄에 대한 4자 공동 대응 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법률‧소송지원 및 법률 자문을 위한 법률지원단 구성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심리치료 지원 △정신의학 치료 등 긴급의료서비스 제공이 이뤄질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성범죄 전담 법률‧심리치료 지원단’ 100명이 구성될 예정이다. 이들은 피해자를 위해 법률‧소송지원 뿐만 아니라 긴급 의료지원, 심리치료 등을 통합 지원하는 하나의 팀으로 꾸려진다.

피해자는 디지털 성범죄 영상이나 사진이 유포 때마다 발생하는 법률·소송비용(1건 165만 원), 심리치료 비용(1회 10만 원), 의료 비용을 무료로 지원받을 수 있다.

협약식에 참석한 이동귀 한국상담심리학회 회장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트라우마 경험 이후 생기는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보다 더 큰 고통을 겪는다”며 “전문가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종합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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