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 '스펙쌓기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에 대해 사과할 뜻이 없다는 뜻도 밝혔다. 본인 소유 건물의 불법 증축이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부인인 김건희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 등 다른 논란에는 자세를 낮췄다.
반면, 일명 '검수완박(검찰수사권 박탈)'과 관련한 한 후보자의 모두발언과 증거제출 부실을 놓고 오전중 파행을 겪기도 했다.
한 후보자는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자녀 '스펙쌓기 의혹'을 해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복지관 노트북 기증 △논문 대필 △인천시의회 의장상 공적서 미제출 등을 문제 삼았다.
한 후보자는 "실제 입시로 사용된 적이 없고, 입시에 사용될 계획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논문이라고 하는 것은 논문 수준은 아니고 고등학생이 연습용 리포트"라며 "어디 제출한 것은 아니다. 전문 입시컨설팅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각종 의혹으로 자녀가 감당하기 어려운 공격을 당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조국 수사와 관련해서는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출신 무소속 민형배 의원은 한 후보자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해 과잉수사를 진행했다고 지적하며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한 후보자는 "어려운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과잉 수사가 아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사자가 음모론을 펴면서 수사팀을 공격하고 뻔한 상황을 거부하니 집중 수사할 수밖에 없었다. 평가는 국민이 할 것"이라며 "특정한 사건을 가지고 기관 자체를 폄훼하고 기능 자체를 없애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자녀 의혹에 목소리를 높인 모습과 달리 한 후보자는 본인과 장모 소유 건물의 불법 증축, 주요 사건 수사 과정에서 실무진과 카카오톡 단체방을 개설해 대화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특히 윤 당선인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가 적절한가에 대한 질문에 "보고가 되지 않았을 때 총장 사모를 통해 연락했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와 장모 소유 건물에서 불법 증축물이 발견됐다고 언급했다. 송 의원은 "불법 증축물 철거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법을 집행하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자는 "(아버지에게 상속받은 건물) 모친이 관리해서 잘 모른다"며 "철거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장모 소유 건물에 대해서는 "제 건물이 아니고 가보지 않았다. 장모 건물을 왜 저한테 묻느냐"고 반문했다. 구청이 개입할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잘 챙기겠다며 저자세로 질문에 답했다.
한 후보자가 부산고검 차장검사 재직 당시 실무진과 카카오톡 방을 개설해 수사 정보를 공유한 것이 적절한지 따지는 질문도 있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가 포함된 기획 단톡방 의혹이 제기됐다"며 "윤석열 당시 총장 후보자, 권순정 당시 대검 대변인, 손준성 수사정보정책관과 수십 통의 통화와 대화가 오고갔다"고 따졌다. 이어 "윤석열과 배우자 김건희 씨와도 카톡을 주고받았다"고 꼬집었다.
한 후보자는 "대검 핵심 관계자들과 가까운 사이니까 운영할 수 있다. 평소 카톡방을 만들었다 깬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조국, 이재용 사건은 매일 보고 필요했고, 보고되지 않았을 경우 당시 총장 사모 통해 연락한 적 있었을 뿐"이라며 "(의원 말을) 잘 새겨듣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