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아들’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당선

입력 2022-05-1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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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율 93.8% 기준 과반 득표 달성
1965~1986년 독재 정치한 마르코스의 아들
두테르테 현 대통령 지지 힘입어 압도적 승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선 후보가 지난달 13일 퀘손시티에서 연설하고 있다. 퀘손시티/AP뉴시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선 후보가 지난달 13일 퀘손시티에서 연설하고 있다. 퀘손시티/AP뉴시스
‘독재자의 아들’로 불리는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 전 필리핀 상원의원이 필리핀 대선에서 승리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마르코스 후보는 개표율 93.8% 기준 2990만 표를 얻어 사실상 대통령 당선을 확정했다.

과반 기준인 2750만 표를 여유 있게 넘겼을뿐더러 경쟁 후보였던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과의 격차는 두 배 이상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코스 후보는 필리핀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아버지 마르코스는 1965년부터 1986년까지 독재정치를 펼치다 시민 봉기에 의해 그해 실각했다.

당시 마르코스 집안은 재무부를 통해 개인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리는 등 정부 부패의 중심이라는 비난을 받고 필리핀을 떠났다.

하지만 5년 후 마르코스 후보는 그의 어머니와 필리핀으로 돌아왔고 2010년 상원의원에 당선되며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아이러니하게도 부패 독재 가문 출신인 그는 빈곤과 불평등, 부패에 환멸을 느낀 수백만의 유권자의 지지를 얻으면서 유력한 대권 주자로 급부상했고, 압도적인 표 차로 당선까지 거머쥐게 됐다.

그의 당선에는 집권당 PDP라반과 수장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임기 동안 마약사범 등 수천 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마르코스 후보가 면책 특권을 유지해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NYT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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