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불안한 23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 4월 적자 가능성도

입력 2022-05-10 10:06 수정 2022-05-1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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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경상수지 67억3000만 달러… 흑자 폭은 줄어
1분기 150억6000만 달러 흑자, 72억7000만 달러 축소
해외배당 지급 겹치는 4월, 일시적 적자 가능성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2년 3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2년 3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원자재 수입 가격 급등으로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불안한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까지 23개월째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흑자 폭은 1년 전보다 7억7000만 달러 줄었다.

12월 결산법인의 해외 배당 지급까지 겹치는 4월에는 일시적으로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돌아설 가능성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67억3000만 달러(약 8조5975억 원) 흑자로 집계됐다.

2020년 5월 이후 23개월 연속 흑자지만, 전년 같은 달(78억5000만 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7억7000만 달러 감소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150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223억4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72억7000만 달러 축소된 규모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불가피하게 원자재 수입이 급증했다"며 "외국인 투자기업의 배당지급이 늘면서 본원소득수지 흑자도 줄며 경상수지 흑자 폭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가 1년 전보다 25억4000만 달러 적은 53억1000만 달러에 그쳤다.

수출(645억1000만 달러)이 석유제품·반도체 등의 호조로 16.9%(93억5000만 달러) 늘었지만, 수입(592억 달러) 증가 폭(25.1%·118억8000만 달러)이 더 컸기 때문이다.

특히 3월 통관 기준으로 원자재 수입액은 전년 같은 달보다 무려 52.3% 급증했다. 원자재 중 가스, 석탄, 원유의 수입 증가율은 각 168.8%, 106.2%, 83.9%에 이르렀다.

서비스수지는 3억6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작년 3월(-11억 달러)과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운송수지 흑자 규모는 15억5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9억7000만 달러 확대됐다. 3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년 전보다 74.5%나 오르는 등 수출화물 운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운송 수입도 47억5000만 달러까지 불어난 영향이다.

다만 해외여행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여행수지 적자 규모(-4억7000만 달러)는 지난해 3월(-3억6000만 달러)보다 더 커졌다.

본원소득수지는 11억5000만 달러 흑자를 냈지만, 1년 전보다 흑자 규모는 1억4000만 달러 줄었다. 외국인투자법인의 배당지급이 늘어 배당소득 흑자가 4억7000만 달러에서 3억9000만 달러로 9000만 달러 축소된 영향을 받았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황상필 국장은 향후 경상수지 추세에 대해 "원자재 가격 상승, 주요국 성장세 둔화, 공급 차질 등의 위험 요인이 있지만,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어서 흑자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4월의 경우 잠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황 국장은 "통관기준 수출입 실적과 상품수지의 차이, 내국인의 해외주식투자 잔액이 많아 이들에 대한 배당도 늘어난다는 점, 서비스 운송수지 개선 등 변수가 많아 4월 적자나 흑자 여부를 현재로써는 가늠하기 어렵다"면서도 "지난달 통관기준으로 무역 적자(26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12월 결산법인의 배당도 4월에 몰려 있어 일시적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3월 중 53억7000만 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자산)가 91억1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부채)는 28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 가운데 내국인의 해외투자 규모는 지난해 12월(120억60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2위 기록이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65억8000만 달러 늘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22억7000만 달러 줄었다.

황 국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주식 분야에서 유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신인도가 높고 경제 성장률도 괜찮아서 채권 투자에서는 외국인이 순매수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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