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김형균 차파트너스 상무 “현금 흐름 보면 기업 거버넌스 이슈 파악할 수 있죠”

입력 2022-05-10 13:43 수정 2022-05-1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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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상무 / 사진제공 차파트너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상무 / 사진제공 차파트너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면 자산운용사는 주주로서 이슈를 제기하고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죠.”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상무<사진>는 9일 서울 강남구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사무실에서 진행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한국거래소를 뒤로하고 행동주의 헤지펀드에 발을 디뎠다. 김 상무는 “한국거래소는 주식 시장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조직”이라며 “투자를 함과 동시에 (기업) 거버넌스를 개선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한국거래소를 다니다가 그만두게 됐다”고 했다.

김 상무는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홀드코, D&H투자자문 등을 거쳤다. 지난 2020년 삼광글라스 합병 비율이 조정될 때 주주 관여 활동을 벌인 대표적인 인물이다. 당시 삼광글라스는 이테크건설, 군장에너지 등과 3자 합병을 진행했는데, 최초 합병 비율은 1:3.88:2.54였다. 이 과정에서 삼광글라스가 정한 합병가액(2만6460원)이 회사 1주당 자산가치(3만6451원)보다 27.5% 낮다는 점, 이테크건설과 군장에너지 등의 자산과 수익 가치는 종합적으로 고려됐다는 점 등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합병비율은 1:3.22:2.14로 수정됐다.

‘오너 일가 몰아주기’ 합병 의혹을 받는 동원산업-동원엔터프라이즈에 김 상무가 비판하는 것도 거버넌스 개선의 연장선이다. 그는 “법에 편승해서 일반 주주의 부를 편취하는 일이 너무나 자주 발생한다”며 “동원산업 이사회는 본인들이 경영하는 동원산업의 주가는 저평가되고 상대 회사의 가치는 고평가된 현재 상황에서는 합병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김 상무는 “미국은 재벌 체제가 없어 대개 독립적 회사끼리 합병을 한다”며 “이때 각 회사의 이사는 본인 회사의 밸류를 최대한 높게 평가받으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합병은 대부분 계열사끼리 일어난다”며 “이사들이 그룹 차원에서 대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한다”고 했다.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해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게 차파트너스의 투자 방식이다. 저평가된 기업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건 ‘시가총액’과 ‘주주의 몫’이다. 김 상무는 회사의 경제적 가치는 △미래 창출할 수입의 현재 가치 △영업에 사용하지 않은 비영업용 자산 가치의 합으로 이뤄진다고 봤다. 그는 “이 가치에서 채권자의 몫을 뺀 것이 주주의 몫”이라며 “시가총액이 주주의 몫보다 작으면 해당 기업이 저평가됐거나 그 판단이 틀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회사 현금 흐름이 거버넌스 이슈가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상무는 “우리나라 상속증여세는 주가 기준으로 결정돼서 승계하려는 대주주 입장에서는 주가가 낮을수록 좋다”며 “이럴 경우 회사가 배당, 재투자를 안 하고 현금을 쌓아놓는다”고 했다. 이어 “주주 환원 여부, 배당 성향 등을 보면 거버넌스 이슈가 있는지 없는지 판단할 수 있다”며 “(여기에) 투자도 하지 않고 현금을 쌓아놓으면 거버넌스 이슈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상무는 “주주 행동주의는 본인 지분만 주식에 회사에 비싼 가격에 팔기 위함이 아니다”라며 “회사가 주주 가치 제고하게 해 주가를 올리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모든 주주가 혜택을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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