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신약 개발"…제약사, 바이오기업과 손잡는다

입력 2022-05-11 14:12 수정 2022-05-1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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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통 제약기업들이 신약 개발을 위해 바이오기업과의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만 10여건의 제휴가 이뤄졌다. 신약 개발, 기술이전, 현지 기업 투자, 공동연구 등 제휴 내용도 다양하다.

11일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집계에 따르면 4월에만 7건의 공동연구와 기술이전이 체결됐다. 여기에 현지 기업들과의 임상 실시와 국내 판권 계약을 더하면 제휴 사례는 10여건에 달한다.

첫 주자는 한독과 광동제약이다. 한독은 지난달 1일 미국 나스닥 상장사 인사이트(INCY)와 희귀암 치료제 ‘페미가티닙’과 ‘타파시타맙’에 대한 국내 허가와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모두 허가됐고,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광동제약은 쿼드메디슨과 비만치료제 마이크로니들 패치 개발을 위한 MOU를 맺고 20억 원 투자로 파이프라인 다각화에 나섰다. 광동제약은 이번 투자로 공동개발과 사업화 독점권을 갖는다.

SK케미칼은 외부와 협업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새 연구개발 전략으로 삼고 미래 먹거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4월 양자역학기술 기반 인공지능(AI) 신약개발 업체 인세리브로, 합성 신약 기업 온코빅스와 공동연구 및 신약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SK케미칼은 2019년부터 스탠다임, 닥터노아, 심플렉스 등 AI기업과 협업으로 알콜성지방간염과 특발성폐섬유화증, 류마티스 관절염 등 질환 타겟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사진제공=동국제약)
(사진제공=동국제약)
동국제약, 대웅제약, GC녹십자도 바이오기업과의 협력, 기술이전 대열에 가세했다. 동국제약은 지난달 면역신약개발 바이오기업 샤페론과 염증성질환 신약개발 공동연구, 위스콘신대학과 플랫폼 기반 신약개발 연구 등 2건의 협약 체결 성과를 냈다. 샤페론과 동국제약은 세계 최초로 염증복합체를 이중으로 억제하는 신약 후보물질 공동연구를 수행한다. 또한 위스콘신대학교는 ‘약물전달체-펩타이드 복합체’(DKF-DC101) 최적화와 학술연구를 진행하고, 동국제약은 의약품 개발을 위한 독성·효력 평가, 비임상시험을 담당한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26일 CAR-NK 세포치료제 개발 바이오벤처 유씨아이테라퓨틱스와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 유씨아이테라퓨틱스 ‘CellTaCT’ 플랫폼을 활용해 CAR-NK 면역세포치료제의 빠른 상용화에 협력한다. GC녹십자는 지난달 28일 캐나다 아퀴타스 테라퓨틱스사(이하 아퀴타스)와 LNP(지질나노입자) 기술 도입 개발 및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아퀴타스는 LNP 전달 시스템 개발 기업으로, GC녹십자는 메신저 RNA(mRNA) 백신 또는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아퀴타스가 보유한 LNP 기술을 최대 4개까지 사용하게 된다. 지난달 초 미생물 진단기업 퀀타매트릭스와 GC녹십자의료재단은 감염병 연구 및 공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제공=SK케미칼)
(사진제공=SK케미칼)
바이오기업간 제휴도 눈에 띈다. 혁신형 제약기업 헬릭스미스 지난달 28일 카텍셀·지아이셀과 세포유전자치료제 공동연구를 위한 3자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들 회사는 세포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 도출,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임상시험약 제조 및 상업화 등에서 협력한다.

제약기업 입장에서는 빠르고 효율적으로 신약개발 성과를 낼 수 있고, 바이오기업으로서는 혁신 기술의 성공 가능성을 높임과 동시에 안정적 투자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으로 평가된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최근 10여년 동안 굵직한 해외 기술수출과 글로벌 제약기업과의 제휴 등 신약개발과 세계 시장 진출에서 많은 성과를 내놨다.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제약사와 바이오기업간 공동연구와 신약개발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은 “2011년 제약산업육성법 제정 이후 제약산업이 2012년에 20억 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100억 달러 의약품수출, 약 14조 원의 기술수출,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다수 허가품목 보유 등 내수에서 수출지향적 산업과 제네릭 위주에서 신약개발 중심 산업으로 변화했다”며 “최근 창업이 활성화되고 자본과 소통을 통해 혁신 기술 기반으로 퀀텀점프 성공모델이 예상되고, 이런 기업들을 중심으로 향후에도 산업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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