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전쟁·중국 ‘퍼펙트 스톰’…글로벌 시장 돌파구가 없다

입력 2022-05-10 16:02 수정 2022-05-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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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 6주 연속 하락세로 향해
중국 수출 증가율 22개월래 최저…리커창 ‘고용시장’ 우려
미 연준, 빅스텝 이어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고개
우크라 전쟁 장기화 우려까지 겹쳐

세계 경제 둔화 공포가 시장을 덮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긴축 행보에 하향세를 타기 시작한 글로벌 증시는 중국 수출 감소 여파로 추가 급락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까지 겹쳐 미국 증시는 6주 연속 하락세로 향하고 있다. 연준·우크라이나 전쟁·중국이라는 ‘퍼펙트 스톰(동시다발적 악재)’이 몰아치면서 글로벌 시장이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는 중국 경제 충격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4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에 그쳤다. 증가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2020년 6월 이후 22개월 만에 최저치다. 중국 경제 핵심축인 수출의 활력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둔화 우려도 증폭됐다. 중국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이 결국 생산활동 위축을 초래하고 해외의 중국산 제품 수요 급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수출 감소는 일자리와도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심각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중국 총리의 고용 관련 발언도 불안을 부채질했다. 리커창 총리는 전날 “제로 코로나 정책 후폭풍으로 고용시장 상황이 대단히 엄중하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도시 실업률 목표치를 5.5% 이내로 제시했으나 3월 이미 5.8%까지 오른 상태다. 코로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수개월째 도시를 봉쇄하면서 경제활동이 마비된 영향이다.

중국의 경기후퇴 조짐은 가뜩이나 산적한 세계 경제 하방 위험을 가중시켰다. 연준의 긴축 가속화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로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그는 “금리 인상에 물가가 반응하지 않으면 브레이크 페달을 더 밟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가능성도 세계 경제 잿빛 전망을 낳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승절 기념식 연설에서 전면전 혹은 종전 선언을 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세계 주요 자원부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휩싸이면서 글로벌 공급망은 거의 붕괴됐다. 그 여파로 원자재 가격은 폭등했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높은 인플레이션 여파로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퍼펙트 스톰이 덮친 글로벌 시장은 당분간 변동성이 계속될 전망이다. 브라이언 프라이스 코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 대표는 “시장은 불확실성을 매우 싫어한다”며 “현재 거시경제 상황은 극도로 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갈등에 진전이 있고 완화된 물가 지표가 나오지 않는 한 시장 변동성은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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