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나는 마기꾼일까 마해자일까’...땀 차도 마스크 못 벗는 이유

입력 2022-05-1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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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뒤 맞는 첫 휴일이자 어린이날인 5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모습
▲(연합뉴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뒤 맞는 첫 휴일이자 어린이날인 5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모습

#평일 아침, 직장인 A 씨는 잠이 덜 깬 눈으로 거울을 본다. 수염이 꽤 자라 거뭇거뭇하다. 예전 같았으면 면도를 해 야할 터. 잠시 생각에 빠진 A 씨는 간단한 세면만 마치고 나와 주섬주섬 출근 준비를 한다. 그리곤 마스크를 쓴다. ‘수염도 가려주고 코로나도 막아주는 마스크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생각하며 A 씨는 집을 나선다.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가 해제된 지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대부분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는 것도 이유지만, 또 다른 이유들이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후…'마스크 쓰겠다' 78.1%

취업 정보 전문 업체 인크루트가 지난달 성인 남녀 1217명을 대상으로 ‘실외 마스크 착용’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78.1%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후에도 마스크를 쓰겠다고 응답했다. 코로나가 종식돼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 것이라는 응답도 26.3%에 달했다.

실제 거리에는 아직 마스크를 벗고 있거나 턱에 걸치고 있는 모습도 보이지만,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한 누리꾼은 “아직 사람 많은 곳에서는 불안한 마음”이라며 “코로나가 종식되기 전까지는 밖이라도 사람이 많으면 마스크를 쓰는게 매너가 될 것 같다”고 했다.

모두가 마스크를 벗고 홀로 마스크를 쓰더라도 감염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지난 4월 뉴욕타임스는 보건 전문가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를 인용해 이 같은 감염 예방 효과를 전한 바 있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실외라도 대중교통이나 집회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쓰기를 권장한다. 방역당국도 집회나 공연·스포츠 경기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 중이며 유증상자나 코로나19 고위험군은 될 수 있으면 마스크를 쓸 것을 권장했다.

'마기꾼' 효과 톡톡…"안 벗는게 아니라, 못 벗어요"

▲(연합뉴스) 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2~3년째 마스크를 쓰다보니 마스크가 불편하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직장인 C 씨는 “실내외 구분이 애매하고, 썼다 벗었다 하기가 귀찮아서 그냥 쭉 쓰고 다닌다”고 귀띔했다. 지난 3월 애플 iOS는 15.4 업데이트를 통해 얼굴인식 잠금해제 기능인 페이스아이디를 마스크를 쓴 상태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업로드 하기도 했다.

마스크 착용으로 얻은 의외의(?) 효과가 ‘위드 마스크’ 지속에 한몫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스크를 착용함으로써 미용효과와 더불어 다른 질병 예방 효과도 부가적으로 얻는다는 것이다.

마스크 착용 시기가 길어지며 최근 ‘마기꾼’이라는 신조어가 주목받고 있다. 마스크로 얼굴 일부를 가리자 외모가 더 좋아지는 효과를 누리는 사람을 뜻하는 단어다.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발표된 뒤 일부 누리꾼들은 “마기꾼 효과를 누리고 있었는데 마스크 벗기가 무섭다”, “막상 벗으면 옷 안 입은 느낌이라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마기력 테스트’같이 마스크 착용이 외모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해주는 스마트폰 앱도 등장했다. 인공지능(AI)이 딥러닝을 통해 마스크를 착용한 이의 실제 얼굴을 추정해준다.

"꾸밈 노동서 해방…감정 노동 부담도 줄었어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이외에도 “면도를 매일 할 필요가 없어졌다”거나 “화장은 안 해도 됐었다”는 등 마스크 착용을 통해 꾸밈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준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한, 표정관리에 대한 부담을 줄여줘 마스크가 유용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건강을 위해 착용을 이어가겠다는 경우도 있다. 한 누리꾼은 “철마다 코막힘·감기를 달고 살았는데 마스크를 쓰기 시작하면서 이런 증상이 사라졌다”며 “앞으로도 쭉 쓰고 다닐 것 같다”고 했다.

이렇듯 실외에서도 아직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데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까지도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마스크 착용은 오래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일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자은 “실내 마스크는 장기가 유지돼야 하는 조치”라고 말했으며 10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실내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당부했다.

미국·영국·일본·이스라엘·호주 등은 실내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해제했으나 아직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조치가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제기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다니엘 쿠리츠케스 미국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 감염병 박사는 “스텔스 오미크론 등으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감염세가 커지면 도시별로 마스크 의무화 조치가 다시 도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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