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가 갈수록 들썩이고 있다. 올 들어 소비자 물가지수가 계속 상승하는 가운데 주요 식자재인 설탕 가격이 오르기 시작함에 따라 인플레가 가공식품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 CJ제일제당은 오는 9일 부터 설탕 출고가격을 15.8%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에 인상한 이후 약 3달 반만이다.
경쟁사인 삼양사, 대한제분도 잇따라 설탕가격 인상에 동참할 조짐이다.
CJ제일제당은 공장 출고가격 기준으로 하얀설탕 1kg제품은 기존 1019원에서 1180원으로, 15kg제품은 1만3036원에서 1만5097원으로 인상한다.
설탕 가격 인상에 대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원당가격과 환율이 제조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가구조 하에서 최근 환율이 1500원을 훌쩍 넘어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원가절감 등 자구노력을 통한 인상요인의 내부흡수가 불가능해 가격인상 요인 일부를 반영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제당업체 2위인 삼양사도 이달 중으로 설탕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인상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1200원 수준이었던 환율이 현재는 1560원으로 30% 이상 올라, 환차손 때문에 가격을 인상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로, 가뜩이나 월급은 삭감되거나 그대로인데 서민들에게 물가압박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 대비 3.7% 상승했으며 2월에는 4.1% 올랐다.
이미 지난 1월 진로가 소주 출고가를 올려 참이슬(360mL)이 대형마트에서 기존 940원에서 1000원으로 6% 가량 올랐으며, 코카콜라(1.8L)가 기존 1640원에서 1770원으로 7% 가량 인상됐다.
지난 달에는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1.5L)도 기존 1490원에서 1580원으로, CJ제일제당의 포도씨유(900mL)가 8100원에서 9500원으로 가격이 인상되는 등 주요 식음료 제품들이 벌써부터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환율급등에 따른 원가부담이 커져 밀가루 가격인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