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스텝ㆍ우크라 사태 파장...해외증시 연계 ELSㆍETF ‘빨간불’

입력 2022-05-1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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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도심의 주가지수 전광판 모습. (사진=연합뉴스)
▲홍콩 도심의 주가지수 전광판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빅스텝 현실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으로 글로벌 시장이 흔들리며 해외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연계한 주가연계증권(ELS)와 상장지수펀드(ETF)에 빨간불이 켜졌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해외 지수가 행사가격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급락했다며 ELS 조기상환을 순연한다고 공지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유로스톡스, 홍콩H지수(HSCEI) 등 각국 지수가 하락하자 이를 연계한 ELS 투자 손실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전날 ELS 제29830회에 대해 유로스톡스50과 S&P500지수가 조기상환 행사가격을 밑돌아 조기 상환을 순연한다고 알렸다. 해당 ELS의 조기 상환 행사가격은 기초자산인 S&P500지수 4,325.56, 유로스톡스50 4,004.32이다. 같은 날 KB증권도 유로스톡스50, 홍콩H지수 등 기초자산 지수가 행사가격 미만으로 떨어져 하루에만 11건의 ELS 조기상환 순연 공지문을 게시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5일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 플랫폼을 기초 자산으로 설계된 ELS 상품(21062호)이 녹인 배리어에 진입했다고 공지했다. 지난해 7월 26일 발행된 이 상품의 메타 최초 기준가는 372.46달러, 녹인 배리어 가격은 최초 기준가의 절반 수준인 186.22달러로 각각 설계됐다.

최근 메타 주가는 일간 활성 이용자 감소와 성장률 둔화로 하락세를 이어가다 지난 달 27일 160달러까지 떨어져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앞선 4월 20일 NH투자증권은 넷플릭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12개 ELS 상품이 녹인 배리어에 들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날 신한금융투자도 넷플릭스를 기초자산으로 지난 1월 21일 발행한 3년 만기 ELS 상품이 녹인 배리어 진입했다고 공지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상황 자체가 좋지 않아 변동성이 적어야 유리한 ELS 상품에는 불리한 상황”이라며 “증권사들의 ELS 관련 수익도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글로벌 지수 자체의 상방이 제한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ELS 상품에 당장 뛰어들기보다 보수적으로 투자하기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근 해외주식형 펀드 역시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해외주식형 펀드의 전체 수익률은 연초 이후 -18.33%를 기록했다. 국가별로 러시아주식의 수익률(-65.50%)이 가장 많은 손해를 기록했다. 신흥유럽주식(-49.69%), 중국주식(-26.61%), 북미주식(-16.23%) 등도 10%대 이상의 손해를 나타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와 주요 실물자산이 모두 하락해 개인투자자들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며 “증시가 기술적으로는 단기 바닥에 거의 근접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은 중국이 규제 완화 또는 부양책을 발표하거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위험이 해소돼야 상승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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