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물가시대...에너지주, 새로운 ‘FANNG’으로 뜬다

입력 2022-05-1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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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등 상당수 투자자 에너지 관련 베팅 늘려
S&P에너지섹터 ETF, 올해에만 40% 올라
반면, 넷플릭스 70% 급락...메타도 40% 넘게 하락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2019년 5월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주주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오마하/AP연합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2019년 5월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주주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오마하/AP연합뉴스

고유가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석유 관련 주식이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과 같은 빅테크 우량주처럼 주목을 받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NN은 올해 S&P500지수에서 수익률 상위 종목의 대다수가 에너지 관련 주식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실제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투자해 주목받은 옥시덴탈페트롤리엄(Occidental Petroleum) 주가는 올해 들어 두 배 올라 S&P500지수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발레로, 마라톤오일, 할리버튼, 헤스, 엑손모빌 등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힘입어 S&P에너지섹터 상장지수펀드(ETF)도 올해 들어서만 40% 넘게 올랐다. 종목 코드명이 'FANG'인 석유회사 다이아몬드백에너지는 올해 25%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소위 FAANG으로 불리며 빅테크 우량주로 손꼽히는 페이스북(메타),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알파벳)은 올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들어서만 70% 넘게 떨어져 S&P500지수 편입기업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도 40% 넘게 떨어졌다.

인플레이션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이들 에너지주 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CNN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감으로써 단기가 유가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렇게 된다면 지난 10년간 빅테크 우량주가 시장을 주도했던 것처럼 에너지 관련 종목이 그 역할을 대신할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감축하게 된다면 미국 에너지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게 돼 이들의 주가도 더욱 탄력받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관측을 반영하듯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는 올해 에너지 관련 베팅을 크게 늘린 상태다. 올해 다우지수에서 가장 성과를 기록 중인 석유 기업 셰브런은 버크셔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애플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이어 4번째로 비중이 높은 종목이다. 버크셔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259억 달러어치의 셰브런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보다 60억 달러어치를 늘린 것이다.

다만 에너지주가 강세를 보인다 해도 FAANG 등 빅테크 우량주처럼 증시 자체를 좌우할 영향력을 갖진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스포크인베스트그룹에 따르면 에너지 업종은 현재 S&P500지수에서 약 4.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최근 주가 급락에도 28%를 차지하고 있는 기술주에 비해 존재감이 상당히 작은 편이다.

하지만 유가 상승세가 지속할 경우 닷컴 버블이 붕괴했던 2000년대 중반처럼 에너지주가 기술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최근 유가 하락 가능성에 베팅을 늘리는 일부 공매도 세력도 있다. 실제로 다우지수가 급락했던 지난 9일 국제유가도 6% 넘게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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