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엿새간 98.73% 폭락…UST도 달러 연동 가치 붕괴

입력 2022-05-12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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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파운데이션 가드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자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가 폭락하면서 전 세계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루나는 1달러대, 테라는 60센트 수준으로 급락했다. 12일 오전 6시 바이낸스 기준 6일간 98.73% 하락했다.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을 피하지 못하면서 테라가 폭락하고 루나도 97%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모든 것이 무너졌다"며 "테라가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세계에서 애정의 대상이었으나 죽음의 소용돌이로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루나와 테라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인 30살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가상자산이다.

테라폼랩스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지만, 한국인 대표의 블록체인 기업이 발행한 코인이라는 점에서 국산 가상자산인 이른바 '김치 코인'으로 분류됐다.

루나는 지난달 119달러까지 치솟으며 가상화폐 시가총액 순위 10위권 내에 들었지만, 최근 일주일 새 97% 폭락해 32위로 미끄러졌다.

테라는 한때 스테이블 코인(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 가운데 3위 규모로 시총 180억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테러는 현재 그 가치가 거의 반 토막이 났다.

금리 인상과 미국 증시 추락이 가상화폐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상황에서 루나와 테라의 특이한 거래 알고리즘은 두 코인에 대한 '패닉 셀'(투매)을 촉발했다.

루나는 디파이 등에 쓰이는 스테이블 코인 테라를 뒷받침하는 용도로 발행되는 가상화폐다. 테라는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됐다.

폭락의 시작은 최근 테라의 급락이었다. 테라 시세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자매 코인인 루나가 급락하고 다시 두 코인의 가격 하락을 촉발하는 악순환인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에 빠져든 것이다.

테라는 테더나 USDC 등 다른 스테이블 코인과 구별되는 알고리즘을 채택했다. 현금이나 국채 등 안전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것이 아니라 루나로 그 가치를 떠받치도록 한 것이다.

테라 가격이 하락하면 투자자는 테라폼랩스에 테라를 예치하고 그 대신 1달러 가치 루나를 받는 차익 거래로 최대 20% 이익을 얻도록 했다. 이렇게 하면 테라 가격 하락 시 유통량을 줄여 가격을 다시 올림으로써 그 가치를 1달러에 맞출 수 있다.

하지만 오로지 투자자들의 신뢰로만 유지되는 이 메커니즘은 최근 작동 불능 상태에 빠졌다.

리서치업체 펀드스트랫은 "루나와 테라의 극적인 가격 하락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증발해버릴 수 있는 데스 스파이럴(죽음의 소용돌이)"이라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라와 루나 모델은 이 가상화폐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집단적 의지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비판을 받아왔다"고 꼬집었고, 블룸버그 통신은 "가상화폐 몽상"이라고 비판했다.

권 대표는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테라를 담보로 15억 달러 구제금융 조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가상화폐 시장의 최대 뇌관으로 자리 잡았다.

가상화폐 업계는 권 대표가 테라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비영리단체 '루나파운데이션 가드(LFG)'가 수십억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테라 유동성 공급을 위해 비트코인을 처분하는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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