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총수입은 본예산 당시 553조6000억 원에서 608조3000억 원으로 54조7000억 원(26.0%) 늘었다. 여기에서 한국은행 잉여금 초과수납분 1조4000억 원을 빼면 초과세수는 53조3000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역대 최대 초과세수라는 32조 원보다 22조7000억 원이 더 많다.
기재부는 이번 추경을 추진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초과세수와 가용재원 발굴,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국채 발행 없이 추경재원 59조4000억 원을 마련했고 9조 원 규모의 국가채무까지 줄일 수 있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초과세수는 어떻게 발생했을까. 고광효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국장급)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추경안 사전브리핑에서 "초과세수가 약 50조 원인데 법인세 30조 원, 근로소득세 10조 원, 양도소득세가 10조 원이 더 걷혔다"고 설명했다.
고 국장은 "법인세와 근소세는 작년 실적으로 걷기 때문에 올해 경기와 상관이 없고 양도세는 전년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감소가 안 되고 작년 수준을 조금 못 미쳤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올해 3월까지 들어온 법인세 징수실적 진도비가 과거 5년 평균 대비 플러스마이너스로 4%포인트(P)를 벗어나서 조기경보 기준에 따라 원인을 분석해 재 추계를 했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 세수오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자 올해 2월 '세제 업무 개선방안'을 통해 세수오차 조기경보 기준을 마련했다. 당시 기재부는 세수 추계 실패로 감사원의 감사와 세제실장이 경질된 바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 최상대 기재부 2차관은 "다시 한번 작년에 이어서 초과세수가 또 한 번 올해에 발생하는 점에 대해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지난해에 이어 또 세수 추계에 실패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53조 원의 천문학적 초과 세수는 국가 살림의 근간을 흔들 만큼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예산 당국과 세정 당국의 의도성을 철저히 따져보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초과세수는 세계잉여금 확대로 인한 추경예산 편성 규모 증대와 구조적인 재정지출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NABO 재정추계&세제 이슈 '국세수입 예·결산 차이 원인 분석' 보고서에서 "초과세수는 재정 효율성 저하와 정책 신뢰도를 낮추는 것은 물론 재정 건전성 및 재정의 경기 대응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