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분유 대란 해결 수개월 걸릴 듯

입력 2022-05-1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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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위축‧박테리아 오염으로 대규모 리콜 여파
신규 생산 FDA 승인 까다로워, 수입 제품으로 대체할 가능성
하원, 25일 분유 공급 부족 사태 청문회 개최

▲미국 조지아주의 한 슈퍼마켓 유아용 분유 선반이 거의 비어 있다. 조지아/EPA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의 한 슈퍼마켓 유아용 분유 선반이 거의 비어 있다. 조지아/EPA연합뉴스

미국 분유 공급 부족 사태가 해소되려면 적어도 수개월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분유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들이 분유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여러 달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도 청문회를 여는 등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시밀락 분유 제품 제조사인 애보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미시간 공장 생산 재개를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시간 공장은 애보트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분유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다. 그러나 2월 제품의 오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애보트는 당시 박테리아 감염을 일으킨 3개 브랜드 분유를 대거 리콜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위축으로 촉발된 분유 공급 부족 문제를 더 심화시켰다.

애보트는 아일랜드 공장에서 제품을 수급하고, 일부 영양음료 생산 라인을 유아용 액상 분유 생산라인으로 개조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분유 제품 중 하나인 엔파밀을 생산하는 레킷벤키저그룹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일요일과 야간에도 교대 근무팀을 투입해 공장을 하루 24시간, 주 7일 가동 중이라고 전했다. 레킷벤키저그룹도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위축의 여파로 물류·운송 지연을 겪으면서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애보트와 레킷벤키저는 지난해 미국 유아용 분유 시장의 80%를 차지했다.

신규 업체와 소규모 업체들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공급을 단기에 늘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분유 생산은 진입 장벽이 높다. FDA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특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분유 개발 방법, 성분 연구, 공장 내 품질 관리 조치에 관한 세부 사항 등에 대한 자세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미국에서 분유 공장 2개를 운영하는 페리고도 생산을 늘리지 못했다. 유기농 분유를 생산하는 만큼 당장 수요가 넘치는 특수 제품 생산에 집중한 탓이다. 가동을 멈춘 애보트 미시간 공장도 특수 제품을 생산하던 곳이었던 만큼 유기농 분유 수요가 페리고에 집중됐다.

유통업체들은 구매량을 제한함으로써 공급난에 대처하고 있다. 소매업체 크로거와 H-E-B는 1인당 분유 구매량을 4통으로 제한했다.

부모들의 반발이 커지자 정치권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분유 제조업체, 유통업체 대표자들과 만나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대응 방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하원은 25일 분유 부족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연다.

바이든 행정부는 분유 수입을 늘릴 수 있도록 FDA 심사 절차 속도를 높이고, 미국 전역의 수급 불균형, 사재기 등을 막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현재 소비되는 분유의 98%를 자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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