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테마가 ‘언택트’에서 ‘리오프닝(경기재개)’으로 옮겨가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endemic·전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일상 야외활동이 늘자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에 반영되는 모양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세계는 전 거래일 대비 0.39%(1000원) 오른 25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전 거래일 대비 현대백화점은 1.95%, 롯데쇼핑은 4% 상승했다.
그동안 실적 악화로 주목받지 못했던 종목들의 반격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의 전반적인 약세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한 백화점 관련 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1월 말 대비 15.3% 올랐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은 33.4% 뛰었다. 현대백화점도 15.4% 가량 상승했다.
백화점 부문에서 명품 품목을 중심으로 보복소비가 늘면서 실적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야외활동의 증가가 골프·패션 관련 수요 확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사의 1분기 매출 합계는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세계는 1분기 영업이익이 32.4%나 늘면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백화점 채널의 성장과 마진 개선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으로 패션 등 사치성 소비재 수요가 해외 여행 본격 재개 전까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항공 대표주 대한항공은 2.46% 오른 2만91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엔데믹 기대감이 퍼지기 시작한 지난 3월 이후 약 9%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도 8%대 오른 상태다.
항공주는 화물 운송의 견조한 실적에 더해 올해 국제 여객수요가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1분기 영업이익 7884억 원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 여객수는 전달 대비 56%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타격이 극심했던 강원랜드는 이날 5.88%가 오르는 등 3거래일 만에 10%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는 하회했지만 레저 기업 중 유일하게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리오프닝 관련 주들간에도 실적에 따른 ‘옥석거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보복 소비 증대에도 불구하고 종목 별로 회복력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음식료주 CJ프레시웨이는 올해 들어 주가가 약 50% 가량 올랐다.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237% 늘면서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은 데 힘입었다. 2분기 외식경기지수 전망이 90.99로 코로나19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는 등 소비가 회복되면서 식자재유통 업체의 실적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신세계푸드는 1분기 영업이익이 23.4%가량 떨어지는 등 실적 부진으로 6만7600원까지 떨어지면서 연중 저점을 경신했다.
편의점 관련 주의 행보도 엇갈렸다. BGF리테일은 지난 3월 초 이후 두달여 만에 23.5% 오르면서 리오프닝 수혜를 톡톡히 입고 있다. 이에 반해 GS리테일은 1분기 영업이익이 27.2%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의 여파로 전날 연중 저점을 경신한 후 소폭 오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