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은 줄고 원재료 가격은 치솟고…치킨업계, 파티 끝났나

입력 2022-05-17 15:32 수정 2022-05-1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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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 분기 기준 최대 매출에도 영업익 급감…bhcㆍBBQ도 영업익 감소할듯
해외시장서 위기 탈출 노리지만…“원재료 가격 불안정성 사라져야”

코로나19에 따른 배달 음식 수요 증가로 호황을 누렸던 치킨업계에 위기가 찾아왔다. 원재료 가격 상승, 리오프닝에 따른 외식 증가 등으로 올해부터 실적이 하락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돼서다. 올 초 일제히 제품 가격을 인상해 치킨업계가 반등을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부족한 만큼 위기 탈출 해법에 고심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1분기 영업익 19.3% 감소

17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1분기 매출은 1312억 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5.9% 성장했다.

최대 매출 달성에 대해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지속적인 매장 수 확대 등에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교촌치킨 매장 수는 올해 3월 말 기준 1342개로 전년 동기 58개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19.3% 감소한 87억 원에 머물렀다. 이는 증권가 예상치보다도 낮다(한화투자증권 예상치 91억 원).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리고도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배경에는 ‘원재룟값 폭등’이 자리잡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연이은 악재로 공급망 차질이 발생하면서 식용유, 생닭 등 원재료 가격은 전년 대비 크게 상승했다.

특히 생닭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계(중 기준) 평균 가격은 2457원으로 전년 동기(2034원) 대비 21% 올랐다. 식용유 가격도 많이 뛰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해표 맑고 신선한 식용유(900㎖)는 올해 3월 중순 기준 4437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4149원)보다 약 7% 상승했다.

비상장사인 bhc그룹, 제너시스BBQ의 영업이익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bhc는 올해 초 교촌치킨과 함께 원재룟값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가격 인상 조치로 치킨 프랜차이즈의 대부분 제품 가격은 2만 원을 넘어섰다. 제너시스BBQ는 4월에 가격을 인상해 1분기 실적에 가격인상이 반영되지 않은 만큼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배달은 감소…원재료 가격 상승 압력 상당해

치킨업계의 실적 부진은 1분기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외출 증가로 배달 음식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18~21일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이용자(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준)는 1855만2775명으로 전월 같은 기간 대비 약 21% 줄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 요인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이 중단되면서 국내 시장에 식용유 품귀 현상이 일고 있다. 공급 부족 사태가 지속되면 식용유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치킨 원재료 중 식용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점을 감안할 때 치킨업계의 비용 부담은 더 커진다.

원재료 가격이 계속 오르는데도 치킨업계는 가격 인상 카드를 쉽게 꺼내 들 수 없다. 이미 올해 초 가격 인상을 단행한 만큼 또다시 제품 가격 인상을 추진하면 가뜩이나 치킨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저항을 받게 된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치킨 한마리 가격이 3만 원 정도 돼야 한다”고 발언한 후 소비자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원재룟값이 내려가면 과연 치킨 가격을 내릴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교촌치킨과 bhc, BBQ는 해외진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위기에서 벗어난다는 전략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불안정성이 사라지지 않으면 치킨업체 실적은 당분간 크게 반등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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