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59조 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재원 대부분을 올해 53조 원이 넘은 초과 세수로 메울 수 있다고 한 것은 기재부의 무능을 여실히 증명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존 예측에서 세수를 과소 추계해온 기재부가 상당한 규모의 세수가 더 들어올 것이라고 세입예산을 수정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세수 오차를 낸 바 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7일 KBS 1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최강시사'에 출연해 "기재부가 작년 61조 원의 세수가 더 걷히고, 올해에는 50조 원이 넘은 세수가 더 들어올 것이라고 한 것은 무능함을 확실히 증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재부가 2022년도 본예산에서 올해 국세수입이 작년보다 1조 원 줄어든 343조 원으로 과소 추계를 했는데 수 십조 원이 넘은 추가 세수가 발생한다고 입장을 바꾼 것은 재정당국이 제대로 일을 안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기재부의 세수 오류는 지난해부터 있었다. 지난해에만 세 차례나 세수 전망을 수정해 세수가 본예산 편성 당시 예상치보다 61조4000억 원 늘어났다. 기재부의 세수 예측은 2년 연속으로 50조 원 넘게 빗나간 것이다.
이를 두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심기가 불편하다. 올해 2월 1차 추경을 편성할 때 기재부가 세수가 별로 없다고 해 국채발행(11조 원) 등으로 15조 원을 편성했는데 정권이 바뀌자마나 국가채무를 늘리지 않고 초과 세수로 2차 추경을 편성하려는 기재부의 이중성에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기재부가 큰 규모의 초과 세수가 들어오는 것은 예측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년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은 6.9%이며 올해 경상성장률이 6%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전년보다 올해 세수가 더 걷히는 구조일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본예산이 너무 과소추계 됐다는 것은 작년 11월 말 세입세출 결산 직후에는 예측 가능하다"고 말했다.
올해 53조 원이 넘은 초과 세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누구도 모른다. 왜 나면 기재부가 세출과 달리 세입을 예측을 할 수 내역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추정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재부가 세입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국가재정법 위반이다. 국가재정법은 1일 세입 및 세출 내역을 공개토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재정 투명성 확보를 위해 세출처럼 세입 내역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세수 추계도 할 줄 모르는 기재부는 재정 당국의 기본 자격도 없는 것"이라며 "해체하고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실은 그 정도 오차가 있는 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개선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