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997억…당기순이익 ‘흑자전환’
“많은 분들의 우려와 달리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팬데믹 때 매출이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으나 지난해 매출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해 20%가 넘었다.”
전정주 위워크 코리아 대표는 17일 서울 스퀘어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위워크 코리아의 2021년 매출은 997억 원이다. 2020년 924억 원, 2019년 765억 원에 이어 꾸준히 성장을 거듭했다. 4월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당기 순이익도 206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위워크 측은 신규 지점 확장 없이 적은 지점으로도 이룬 매출 성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위워크는 2020년 4월 신논현점을 개장한 이후 새로운 지점을 열지 않았다. 몸집 불리기보다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전정주 대표는 “올해 1분기 매출 역시 전년 동기 23% 늘어, 로컬 경쟁사 대비 적은 지점으로도 매출 면에서는 업계 1위를 수성하고 있다”면서 “신규 출점을 안하고도 이룬 매출이라 좀 더 값진 (수치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워크 본사의 1분기 매출 또한 지난해 7억 6500만 달러로 직전 4분기 대비 7% 성장했다. 위워크는 지난해 10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이후 지속해서 손실을 줄여나가고 있다. 1분기 순손실은 4억3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억3000만 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한때 기업가치 470억 달러(약 59조 원)에 달했던 위워크는 2019년 IPO 과정에서 낮은 영업 이익과 방만한 경영 등이 문제가 되며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최근 이를 중심으로 창업자 애덤 뉴먼 일대기를 다룬 애플TV 영화 ‘우린폭망했다’(WeCrashed)가 공개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재 위워크는 전 세계 38개국에서 765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은 위워크가 입점한 전 세계 도시 중 런던, 파리, 싱가포르와 함께 1분기 매출 기여도가 가장 높은 도시이다.
전정주 대표는 그 이유로 안정적인 한국의 코로나 방역 상황과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폭발적인 성장, 달라진 한국 대기업의 근무 문화를 꼽았다. 국내 유수의 대기업은 과거와 같은 고정적인 회사 근무 방식을 탈피해 서울 곳곳에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며 위워크와 협업하고 있다.
현재 위워크는 한국 시장을 바탕으로 기획된 ‘위워크 프리미엄’ 상품을 전세계로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위워크 프리미엄은 기존 위워크 오피스 공간 대비 2.5배 이상 넓은 공간과 대형 모션 데스크 등 고급 가구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국내 IT 기업의 성장에 맞춰 탄생한 프리미엄 상품이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세계 위워크 지점을 22만5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액세스 멤버십’ 역시 차세대 주요 상품 중 하나다. 전정주 대표는 “국내 경쟁사 대비 두 배 이상 저렴한 가격에 위워크 전세계 지점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위워크 코리아는 질적 성장을 이야기하면서도 신규 지점 출점 등 규모 확대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수도권 상업 부동산 시장이 과열돼 신규 매물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속적으로 지점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 다만 부산이나 대구 등 지방은 수요에 비해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홍원양 위워크 디렉터는 “새 지점을 작게 열 수도 있겠지만, 위워크는 기본적으로 역세권 프라임 상권에서 50인 이상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다”면서 “일부 지점에서 임대인들하고 층수 확장 논의를 하는 등 지속적으로 신규 출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