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서 에너지 취약계층 위해 2305억원 편성한 추경…국회는 "재검토 필요"

입력 2022-05-1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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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에너지 취약계층 위해 916억 원 증액
국회 제출했지만…예결위서 난항 겪을 가능성
산업부 "돈을 아껴도 합리적으로 아껴야 돼"
산자위, 19일 회의에서 구체적 추경안 논의

(자료=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자료=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윤석열 정부가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해 2305억 원을 편성한 '에너지바우처' 추가경정예산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에서 바우처 단가 인상의 적정 규모를 재검토하라고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정부는 꼭 필요한 예산이라며 국회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이투데이가 국회 예산결산위원회로부터 입수한 '2022년도 제2회 추경 검토보고' 문건에 따르면 예결위 전문위원들은 "에너지바우처 사업은 지원단가 인상 여부, 추후 지속적인 재정부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 대상 확대 및 단가 인상의 적정 규모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12일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 등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 에너지 취약계층의 냉·난방 이용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에너지바우처 지원 예산을 916억 원 증액해 추경을 편성했다. 총예산은 약 2305억 5600만 원이다. 2021년도 예산인 1389억 3900만 원보다 916억 1700만 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산업부는 이번 추경으로 에너지바우처 지급대상의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냉방바우처는 3만 1000원, 난방바우처는 1만 4000원으로 단가를 올리겠다며 추경 증액 이유를 설명했다.

예결위 전문위원은 산업부의 이런 설명에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재검토를 제안했다.

먼저 순에너지바우처 사업과 관련해선 2021년 연말에 예산 전용을 통해 단가를 한 번 올렸다는 점과 추후 지속적인 재정부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문위원은 "에너지 가격 등 물가 상승에 따라 취약계층의 에너지 부담 완화 필요성은 인정된다"면서도 "순에너지바우처 사업은 2021년 연말에 9000원 인상됐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주거·교육급여 수급자까지 포함한 기초생활수급자 대상 전기요금, 도시가스, 지역 난방비 요금을 감면해주는 제도를 운영 중"이라며 "에너지쿠폰의 지원대상을 시급하게 확대해야 하는지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는 증액규모의 면밀한 산출을 제안했다. 산업부가 추경안 지원대상을 늘리면서 냉방지원 가구수와 순에너지바우처 가구수를 동일하게 29만 8000가구로 봤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기존에 중복지원 대상자로 뻈던 인원들을 이번 추경에선 빼지 않았다는 이유다.

전문위원은 산업부가 중복지원 방지를 위해 순에너지바우처 지급을 제외한 연탄쿠폰을 받는 5만 가구를 거론하며 "주거·교육급여 수급자도 해당하므로 연탄쿠폰 수급에 따른 순에너지바우처 지원 제외 가능성을 고려해 증액 규모를 보다 면밀하게 산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22년도 산업부 에너지바우처 사업 편성 땐 연탄쿠폰 지급 가구가 순에너지바우처 사업 대상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료=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자료=국회 예산결산위원회)

마지막으론 홍보 예산의 증액이 적절한가를 지적했다. 산업부는 지원 대상 확대 및 단가 인상에 따른 문자와 우편물 안내를 위해 사업운영비 8억 5100만 원 증액을 편성했다.

전문위원은 "기존의 에너지바우처 사업은 '에너지 정책 홍보' 사업에 편성된 홍보 예산을 통해 맞춤형 홍보 및 문자·우편 안내를 수행하고 있다"며 "2021년에도 별도의 홍보 예산은 증액 편성하지 않고 기존의 홍보 예산을 활용해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했다"고 봤다. 이어 "추가 안내의 필요성은 인정되나 기존 홍보 예산의 활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운영비의 적정 규모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부는 국회의 의견은 존중하지만, 필요한 부분에 한해서만 증액을 했다는 입장이다.

예산 편성을 담당한 산업부 관계자는 "바우처와 다른 걸 지원받는 사람이 또 받느냐는 거는 거기서 조금 제외한다든지 조정을 좀 한다"며 "국회에서 합리적으로 지적해주시면 반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크게 문제 될 건 없는 상황이다. 돈을 아껴도 합리적으로 아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추경의 목적은 민생"이라며 "단가 인상의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역할이고 사회적 책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감내하고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9일 전체회의와 예결소위를 통해 구체적인 추경안 논의에 나선다. 에너지바우처 사업을 비롯해 한국광해공업공단 출자 사업, 킨텍스 3단계 건립 사업의 추가 감액 검토 등에 대한 예결위 전문위원의 의견을 바탕으로 추경안 조정을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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