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로부터 외장형 순환 펌프를 저가로 구매해 경쟁우위를 확보한 경동나비엔 등 계열사가 총 36억 원에 과징금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기업집단 경동 소속 경동원이 계열회사인 경동나비엔에 외장형 순환 펌프를 저가로 판매한 행위에 대해 시정 명령 및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경동원은 2009년 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10년 넘게 기름보일러 가동에 필요한 외장형 순환 펌프를 매출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경동나비엔에 판매했다. 이를 통해 경동나비엔은 외장형 순환 펌프와 기름보일러 시장에서 경쟁 상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공정위는 이러한 경동원과 경동나비엔의 행위를 국민 생활과 밀접한 보일러 시장에서 계열사 간 부당지원으로 인해 경쟁을 제한한 '불공정 거래'로 판단했다. 이에 경동원은 24억 3500만 원, 경동나비엔은 12억 4500만 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위가 이번 불공정 거래를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했다. 경동나비엔이 기름보일러 시장을 귀뚜라미와 양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동나비엔은 불공정 거래 행위가 일어났던 당시인 2018년에 시장점유율이 57.4%에 달했다. 외장형 순환 펌프 시장에서도 11.9%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공정위는 외장형 순환 펌프 거래가격을 기업집단 경동의 공통부서에 해당하는 경동나비엔 소속 기획팀 등에서 결정한 것으로 봤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경동나비엔이 손해 보지 않게 납품가를 설정하고 경동원이 모든 손실을 떠안는 거래구조로 판단했다.
공정위가 지적한 더 심각한 문제는 기업 내에서도 경동원이 외장형 순환 펌프를 생산할수록 손해가 커지는 문제를 지적했음에도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양측은 저가거래를 10년 넘게 지속했고, 경동나비엔은 영업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지원행위가 종료된 후엔 경동나비엔의 매출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공정위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보일러 및 펌프 시장에서 계열사 간 지원을 통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한 행위를 제재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 생활 밀접 업종에서 경쟁을 저해하고 건전한 거래질서를 왜곡하는 행위를 지속해서 감시하고 위반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