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농업예산 면하나…농업계 '홀대' 불안 여전

입력 2022-05-1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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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해수위, 추경 삭감 비판에 5556억 원 증액 의결
비료가격 상승분 국가 부담률 10→40% 조정하고 농업재해보험 1000억 되살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인중 차관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인중 차관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을 두고 농업 홀대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59조4000억 원의 추경을 추진하면서 농업예산은 오히려 삭감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제동을 걸었지만 당분간 농업계의 불안은 계속될 전망이다.

농해수위는 17일 소관부처 추경을 심사하고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예산을 정부 원안보다 5556억400만 원 증액 의결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경안에서는 올해 농식품부 예산이 2132억 원이 줄었다. 상임위 예비심사 단계에서 마이너스 예산을 다시 늘린 것이다.

정부 추경안에서 농식품부 예산은 5개 사업에서 2121억 원이 증액됐지만 58개 사업에서 4253억 원이 삭감됐다. 감액된 사업은 정부양곡관리비 550억 원, 재해대책비 900억 원, 축산물 수급관리 23억 원, 농업재해보험 1000억 원 등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축소 등 이월·불용 가능성이 높은 10개 사업 2701억 원과 배수개선 230억 원, 농촌용수개발 250억 원, 수리시설개보수 530억 원 등 6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비 1318억 원이다.

이 외에도 농촌진흥청 422억 원과 산림청 168억 원 등 외청의 예산도 함께 삭감됐다.

이를 두고 농업계를 비롯해 여야 의원들도 모두 반발하고 나섰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민들에게 꼭 필요한 재난지원금은 주지 않으면서 농업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며 "인건비·유류비·비료값 급등과 농산물 가격 폭락 등 이중고·삼중고를 겪는 농민이 피해자가 아니면 어느 산업 종사자가 피해자냐"고 비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후보시절 약속했던 비료가격 상승분 지원도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이다. 추경안에서 비료 가격 인상분에 대한 국비 지원은 600억 원이 반영됐다.

하지만 당초 국비 30%, 지방자치단체 20%, 농협 30%의 비율로 비료가격 인상분에 대해 농가 지원을 약속했지만 실제 추경안에서는 분담률이 국비 10%, 지자체 10%, 농협 60%로 결정됐다.

이 같은 비판에 농해수위는 17일 소관부처 추경 심사과정에서 농식품부 소관 예산을 증액 의결했다. 논란이 됐던 정부의 무기질비료 상승분 분담률은 10%에서 40%로 높이면서 농협의 비율은 30%로 낮췄다. 또 농업재해보험 1000억 원, 재해대책비(보조) 7000억 원, 배수개선·수리시설 개보수 등 5개 SOC 사업 1250억 원, 특별사료 구매자금 무이자 지원 103억500만 원 등을 원안보다 증액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예산과 정책 과정에서 새 정부의 농업 홀대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농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이학구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매번 추경 편성을 위해 가뜩이나 부족한 농업예산을 끌어다 쓴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치솟는 생산비에 고통받는 240만 농민을 위해 농업 홀대의 극치라 할 수 있는 이번 추경안을 반드시 바로잡아달라"고 추궁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농해수위 의결에 따라 농식품부 전체 예산은 17조2190억 원으로 늘었다. 이번 의결안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본심사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해야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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