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옆에서 말동무도 해주고 서로 의지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최숙자(48) 씨는 10년째 남편과 함께 부부기사로 일하는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최 씨는 "처음에는 힘들고 속상한 일도 많았지만, 지금은 ‘우리 동네 슈퍼맨’, ‘똑똑한 CJ대한통운 아줌마’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며 "예전에 비해 앱이나 전산 프로그램과 같은 택배 시스템이 좋아지고 분류인력도 들어와 일이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19일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 가족관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390쌍(2780명)의 부부가 함께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택배기사 2만여 명 중 14%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남편과 아내가 함께 일하는 부부 택배기사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8년(1800명)에 비해 54.4% 늘었고, 작년(2692명)보다도 3.3% 증가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부부 택배기사가 늘고 있는 데에는 코로나19 이후 이커머스 수요 증가로 택배기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고, 택배기사에 대한 처우가 크게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대면 배송이 정착되면서 상자당 배송시간은 줄고 수입은 높아져 자연스럽게 택배기사가 배우자와 함께 일하는 경우가 늘었다. 특히 물량이 증가한 데 비해 같은 집에 2~3개씩 배송되는 중복배송이 많아지고 배송 밀집도가 높아지면서 여성들의 진입장벽도 대폭 낮아졌다.
통상 부부 택배기사의 경우 처음에는 택배트럭에 같이 동승해 배송을 도와주는 형태로 시작한다. 하지만 이후 담당하는 구역의 물량이 점차 늘어나면 구역을 분할하고, 각자 배송을 통해 합계수입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자동화시설 및 분류지원인력 도입으로 택배 작업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부부 택배기사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개인역량에 따라 쇼핑몰 등 거래처에서 택배를 가져오는 집화 영업활동을 통해 사업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점도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이 때문에 부부 택배기사는 물론 자녀, 친인척이 함께 일하는 '가족 택배기사'도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택배기사가 ‘가족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일자리’로 자리매김하면서 자녀, 형제자매, 친척 등 가족과 함께 일하고 있는 택배기사도 409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근무환경이 좋아지면서 부부 택배기사를 포함한 가족 택배기사가 계속해서 느는 추세”라며 “현재도 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와 복지혜택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려 최고의 택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