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 “사용자가 꿈꾸던 공간을 현실로 만든다”

입력 2022-05-20 06:00 수정 2022-05-2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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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도면을 3D로 자동 변환
VR·AR 메타버스 기술 보유
가상과 현실의 경계 허물어
국내 아파트 97% 이상 3D화
주소만 입력하면 도면 불러와
가상 인테리어 미리 볼 수 있어
VC·CVC 누적 투자액 250억
현재 매출 대부분 기업 고객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준비 중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 (사진제공=어반베이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 (사진제공=어반베이스)
“어반베이스는 사용자가 꿈꾸던 공간을 현실로 이뤄주는 서비스다. 세상 모든 이들이 자신에게 특화된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 것이다.”

하진우<사진> 어반베이스 대표는 수많은 공간데이터 전문가 중에서도 현장 경험과 탄탄한 이론을 함께 갖춘 대표적인 전문가다. 건축가 출신 하 대표가 설립한 어반베이스는 2D 도면을 3D로 자동 변환하는 모델링 기술과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메타버스 영역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어반베이스의 대표 서비스는 ‘어반베이스 3D 스튜디오’와 ‘어반베이스 AR’이다. 3D 스튜디오에서는 사용자의 집을 3D 도면으로 꾸며보며 인테리어 후의 모습을 미리 볼 수 있다. 3D 도면은 지도에서 아파트 주소를 검색해 단 몇 초 만에 불러올 수 있고, 도면이 없는 경우 실측 수치를 입력해 3D 도면을 만들어 활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아파트의 97% 이상을 3D화했다.

어반베이스 AR은 인공지능과 증강현실을 결합한 AR 앱 서비스다. 실내 공간을 분석해 공간 스타일에 어울리는 제품을 추천하고 AR 기술을 활용해 가구를 배치해볼 수 있다. 공간분석 인공지능인 ‘스페이스 AI’는 이미지 내 공간을 거실, 방, 주방, 욕실 등 9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공간에 있는 100여 종의 사물을 인식한다.

“‘엔지니어’ 父 DNA 물려받아…건축의 미래 고민 끝 디지털 접목 결심”

하 대표는 엔지니어인 아버지의 DNA를 물려받았다. 하 대표는 “아버지가 턴테이블을 만들어 LP 음악을 듣고, 냉장고, 전자레인지, 리모컨 등 고장 난 물건은 뭐든 그 자리에서 뚝딱 고치셨다”며 “프로그래머인 아버지에게 코딩 기초를 배워 6살 때 컴퓨터 학원에서 초등학생 형들과 프로그래밍하며 놀았다”고 회상했다.

대학 시절 건축학을 전공했고, 건축사무소에서 건축가로 일했다. 그는 건물주와 커뮤니케이션할 일이 많았는데, 비전공자인 건축주에게 도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하 대표는 “설계 도면과 스티로폼 모형만으론 공간이 주는 아름다움을 건축주에게 전달하기에 역부족이라고 판단해 3D 프로그래밍을 도입하자고 제안도 해봤지만, 결과적으로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단순히 수치를 재고, 거기에 어떤 가구를 놓을지 머리로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3D를 통해 실제 배치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면 많은 사람이 이용할 것이라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홈 인테리어 수요 폭발…자동 모델링 기술로 고객 사로잡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홈 인테리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어반베이스 역시 코로나19를 계기로 이용자 유입이 폭증했다. 별도로 서비스 광고를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전과 비교해 월 방문자 수가 5배 가까이 늘어날 때도 있었다.

폭발적인 수요에 힘입어 올해 초 누적 가입자 10만 명을 돌파했다. 하 대표는 “일반 소비재나 커머스 업계 대비해서는 다소 적어 보일 수 있지만 ‘3D 인테리어’라는 특수성을 생각했을 때 의미 있는 수치라 생각한다”며 “어반베이스 고객들은 인테리어 시공까지 연결될 가능성이 커 객단가가 높은 편”이라고 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주거공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은 ‘내부 평면 구조’로 나타났다. 주거공간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을 묻는 질문에 △내부 평면 구조(28.8%) △전망, 조망(17.6%) △편의시설(14.7%) △인테리어(13.2%) △배치, 향(8.0%) 순으로 답했다.

▲어반베이스 3D 스튜디오를 이용해 꾸민 공간. (자료제공=어반베이스)
▲어반베이스 3D 스튜디오를 이용해 꾸민 공간. (자료제공=어반베이스)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 제한도 많았고 대인 관계 형성에도 제약이 생기면서 그런 욕구를 외부가 아닌 주거공간 내부에서 누리기 위한 인식과 구조 변경 변화가 많았다.

아울러 ‘취미, 휴식 공간’에 대한 니즈가 내부 구조나 인테리어 변경으로 이어졌다. 직접 구조나 인테리어 변경을 하진 않았지만, 주거공간과 외부공간을 이어주는 발코니, 테라스 공간을 활용하고자 하는 요구도 많았다.

하 대표는 “경쟁사 대비 어반베이스 3D 인테리어의 장점은 실제 아파트 공간을 디지털 트윈한 3D 도면을 제공한다는 것”이라며 “인테리어 비전문가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직관적”이라고 설명했다.

어반베이스는 2D 건축 도면을 단 몇 초 만에 3D 공간으로 자동 모델링하는 기술로 국내는 물론 중국과 유럽, 일본, 미국, 홍콩 등 5개국에서 세계 유일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아파트 단지 가운데 97%의 3D 도면데이터를 구축했기 때문에 실측 데이터를 입력해 도면을 직접 그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타 서비스와 달리 어반베이스 사용자는 아파트 주소를 입력해 바로 3D 도면을 확인할 수 있다. 이 3D 공간 안에서 7000여 개의 제품으로 가상 인테리어를 해보는 구조다.

기존 틀 깬 혁신에 대기업 투자도 줄이어

어반베이스에는 VC(벤처캐피털)과 CVC(기업형 벤처캐피털)이 고르게 투자자로 있다. 초기에는 VC 투자가 주를 이뤘지만 2019년 우미건설 투자 이후 장기적으로 비즈니스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기업 투자를 계속해서 유치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액은 250억 원으로 삼성전자,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신세계아이앤씨 등이 주요 투자사로 있다. 작년 10월에는 하나금융투자를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선정하고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어반베이스의 서비스 제공 대상은 크게 B2B(기업간거래)와 B2C(기업과소비자간거래)로 나뉘는데, 현재 어반베이스의 대부분의 매출은 기업 고객 대상으로 나온다. 신세계까사, LG전자, 퍼시스그룹, 롯데하이마트, 에이스침대, 일본 니토리 등 국내·외 대표적인 가전·가구 및 인테리어 브랜드에서 어반베이스를 공간 커뮤니케이션 툴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어반베이스를 사용하는 기업의 매출 성과가 잘 나올 때 어반베이스의 직접적인 거래액과 연관된 것은 아니지만,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며 “고객사인 신세계까사는 지난해 체험형 디지털 서비스인 VR 3D 인테리어 서비스와 AR 서비스를 선보였다”고 했다.

이어 “올해 어반베이스의 B2B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고도화를 통해 대기업에서 중·소 단위까지 서비스 타깃을 넓혀가려 하고 있다. B2C는 ‘어반베이스 플랜’이라는 시공 서비스를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시키는 게 목표”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인테리어 상담’ 기능 또한 차별화 포인트다. 인테리어 상담 수요가 점차 늘어나면서 내부에 전문 디자인실을 갖췄고, 최근에는 ‘어반베이스 플랜’이라는 시공 서비스를 론칭했다. 론칭 기념 최대 2000만 원 인테리어비를 지원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가상의 공간에 어울리는 5명의 ‘뮤즈’를 선정해 실제 공간 구현을 도울 예정이다.

하 대표는 “개인화를 넘어 초개인화의 시대가 당도했다”며 “어반베이스는 공간도 개인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 꾸준한 기술 개발과 서비스 개선을 통해 홈 인테리어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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