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상제·원자잿값’ 악재…하반기 서울 분양 ‘안갯속’

입력 2022-05-2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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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반기 분양계획 추이. (자료제공=부동산인포)
▲서울 상반기 분양계획 추이. (자료제공=부동산인포)
올해 서울지역 상반기 분양물량이 계획보다 76% 줄어드는 등 공급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20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서울지역 상반기 분양계획 물량은 24개 단지 9734가구였다. 하지만 5월 현재, 1월부터 분양한 물량을 포함해 상반기 분양계획 물량은 17개 단지, 2350가구로 집계돼 7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당시에는 둔촌주공 재건축인 둔촌 올림픽파크 애비뉴포레(일반 4786가구)를 비롯해 동대문구 이문3구역(일반 1067가구), 은평구 센트레빌 파크프레스티지(일반 454가구) 등의 정비사업 물량들이 상반기 중 분양을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5월 현재 이들 물량은 모두 기약 없이 일정이 미뤄진 상태다. 서울지역 분양물량의 80% 이상을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차지하다 보니 하반기 계획된 물량들의 공급도 낙관할 수 없다.

최근 서울 분양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둔촌주공의 재건축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철거 소식이 전해졌다. 공사가 중단되긴 했지만, 크레인 철거로 최소 6개월 이상 공사재개는 어렵게 됐다.

이문3구역은 시공사 교체 논란이, 이문1구역은 설계변경과 분양가 산정 등의 문제가 불거졌으며 센트레빌 파크프레스티지 역시 분양가와 조합 내부 문제로 상반에서 하반기로 일정이 미뤄진 상태다.

정비사업은 일반분양 분양가 산정과정에서 사업주체인 조합과 시공사 간 또는 사업주체인 조합과 HUG, 분양가심사위원회 등과의 마찰로 분양이 지연되는 일이 많다. 분양가상한제가 민간택지까지 확대되면서 정비사업 주체들은 사업의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윤석열 정부도 분양가상한제를 손질해 공급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손질 향방은 오리무중이다. 또한, 단순히 주변 시세를 의식해 분양가상한제를 손본다면 자칫 분양가가 급등할 우려도 있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원자잿값 인상도 문제다. 철근값은 4개월째 인상됐고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서 레미콘 가격도 상승하는 등 아파트 건설과 직결되는 원자잿값 인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둔촌주공 같은 공사비 문제가 다른 정비사업들에서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장을 할 수 없다.

이런 모든 정황으로 볼 때 서울 신규 분양 아파트들의 분양가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에서 분양가상한제를 어떻게 손볼 것인지에 따라 상승 폭만 달라질 뿐이며 정비사업 의존도가 높은 서울의 원활한 주택공급을 위해서는 분양가 인상은 불가피한 셈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분양시장이 정비사업 중심으로 몰려 있는 데다 현실과 다소 괴리가 있는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에 원자잿값 인상까지 맞물려 서울 신규 아파트 공급은 힘든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결국 서울지역 새 아파트는 희소성이 커지며 가격도 우상향해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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