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절 다 갔다” 반년 만에 급변한 코스닥 게임주 위상

입력 2022-05-2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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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환경 악화’+‘실적 쇼크’+‘암호화폐 리스크’ 더해지며 주가 ‘급락’…시총 상위에서도 멀어져

게임주의 ‘날개 없는 추락’이 계속된다.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반 대체불가능토큰(NFT) 테마를 타고 날아올랐던 지난해는 호시절이 돼 버렸다. 대외 환경 악화와 실적 악화가 겹쳤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암호화폐 기대감이 꺾였다. 지난해 코스닥 시총 상위에 자리하며 시장을 이끌었던 위상은 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게임주의 추락은 시총 순위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회사엔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가 포함돼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4조6000억 원, 펄어비스는 3조9000억 원가량의 시총을 형성하며 각각 5위와 6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수조 원 단위 규모를 유지하고 있지만, 위상은 연초와 비교해 현저히 떨어졌다. 올해 처음 장이 열렸던 1월 3일엔 펄어비스(3위)와 카카오게임즈(5위), 위메이드(6위)가 ‘탑 10’ 안에 자리하고 있었다. 반년 사이 펄어비스는 순위에서 세 계단 내려와 6위를 기록 중이고, 위메이드는(12위)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특히 카카오게임즈에 코스닥 게임 대장주 자리를 내어준 펄어비스의 하락세가 눈에 띈다.

펄어비스의 올해 첫날 주가는 종가기준 13만4000원이었다. 주가는 1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5월 19일 5만61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이 기간 58.13% 떨어졌고, 시총은 8조8000억 원에서 3조 900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시총의 절반 이상인 5조 원가량이 증발한 셈이다.

펄어비스의 급락은 지난달 시작됐다. 중국서 기대감이 컸던 신작인 검은사막 모바일(검은사막M)의 출시 성적이 부진했던 탓이다. 이 게임은 애초 기대와 달리 2주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검은사막이 중국에 출시된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 이 회사 주가는 24.29%(2만3800원) 하락했다.

여기에 실적 쇼크가 더해졌다. 펄어비스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51억76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60.4%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14억2900만 원으로 9.4% 감소했다. 부진한 실적 영향으로 실적 발표 당일(5월 12일) 주가는 6.05% 떨어졌다.

‘대장주’ 역할을 맡은 카카오게임즈가 처한 상황도 녹록지 않다. 연초 실적에 대한 우려로 주가 하락이 시작됐고, 하락세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회사 더블카운팅 이슈도 주가 발목 잡는 원인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개발사면서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 매출을 이끄는 핵심 콘텐츠인 오딘이 빠져나가면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현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지분 51.95%를 보유 중으로 시장에선 이 가치를 4조 원가량으로 추산한다. 이는 현재 카카오게임즈 전체 시총(4조6000억 원)과 맞먹는 규모기도 하다.

▲위메이드 CI. (사진제공=위메이드)
▲위메이드 CI. (사진제공=위메이드)

지난해 ‘814.70%’의 기록적 주가 상승을 경험한 위메이드는 암호화폐 리스크로 신음하고 있다.

위메이드가 지난해 급등한 것은 블록체인 기반 P2E(Play to Earn) 모델이 적용된 게임인 ‘미르4’ 기대감 때문이었다. 미르4는 게임 내 자산을 위메이드트리가 발행한 암호화폐 ‘위믹스’로 바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해 주목받았다.

P2E 모델과 암호화폐를 결합한 위메이드는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메타버스, NFT 테마에 자연스레 탑승했고, 주가는 폭등했다.

하지만 폭등을 이끌었던 암호화폐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먼저 올해 초 위메이드가 투자자에게 별도의 고지 없이 위믹스를 매각해 2200억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한 사실이 알려지며 위메이드에 대한 투자 심리가 꺾였다. 이 가운데 미국발 금리 인상이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침체를 이끌며 관련 테마에 올라탔던 위메이드 주가도 하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게임주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위메이드 목표주가를 기존 12만 원에서 8만4000원으로 내렸다. 유진투자증권은 펄어비스 목표주가를 14만 원에서 8만1000원으로, 현대차증권은 카카오게임즈의 목표주가를 11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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