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역구제제도 기업 방패 역할 못해…실효성 확보해야”

입력 2022-05-2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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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가 20일 국제경제법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무역구제제도 개선 정책 세미나에서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무역협회)
▲한국무역협회가 20일 국제경제법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무역구제제도 개선 정책 세미나에서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무역협회)

우리나라 산업 보호를 위해 유명무실한 무역구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무역협회)가 20일 국제경제법학회와 함께 ‘무역구제제도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 및 방향’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무역구제제도는 외국 수입품으로 인해 국내 산업이 피해를 입거나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을 경우 해당 수입품에 대해 관세 부과나 수입량 제한 등으로 규제하는 제도다. 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등이 무역구제제도에 해당된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아직 외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상계관세 조사를 수행한 사례가 없다. 세이프가드도 2002년 이후 조치한 바가 없다. 반덤핑 제도의 경우 우리나라는 연평균 약 2.5건의 신규 조사를 수행한다. 이는 우리나라 수출품이 전 세계로부터 연평균 20회 반덤핑 조사를 받는 것과 대조된다.

최근 세계 각국은 반덤핑·상계관계 조치를 우회하는 행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차원의 우회 행위 관련 규범은 없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은 1980년대 후반부터 독자적으로 우회 규제를 시행해왔다. 2010년 이후로는 인도·호주·캐나다 등도 관련 제도를 도입, 시행 중이다.

이날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장은 “세계 각지의 무역구제 조치가 갈수록 일상화되고 있다”며 “한국의 무역구제제도도 우리 기업들의 방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재점검 및 운영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미나에서는 우회덤핑제도 도입의 필요성과 쟁점, 보세공장을 통한 반덤핑조치 우회 문제와 대응 등 두 가지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우회덤핑이란 외국의 수출자가 수입국의 반덤핑 조치를 피하려는 일련의 행위를 말한다. 미국에서는 2005년부터 2021년까지 총 63건의 우회덤핑 조사가 수행됐다. 반면 우리나라 현행 관세법에는 우회덤핑을 규율하는 근거 규정이 없다.

강준하 홍익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관련 규정이 없어 우회행위 발생 시 새로운 원심조사에 착수해야 하는 등 비효율성이 발생한다”면서 “미국, EU, 인도 등 주요국의 우회덤핑 규정 도입 및 재정비 사례를 참고해 우리나라도 관련 제도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세공장 반덤핑 우회 문제에 대해 발표한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는 “반덤핑관세를 부과받는 제품을 수입해 보세공장에서 가공, 제작 후 국내에 반입하는 경우에도 반덤핑관세 회피가 가능하다”면서 “이는 국내 산업보호 및 불공정 무역을 시정하기 위해 행하는 반덤핑 조치를 무력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만큼 관세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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