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9년 만에 중도좌파로 정권교체…노동당 “기후전쟁 끝낼 것”

입력 2022-05-2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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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니즈 노동당 대표, 호주 최초 비앵글로-켈틱계 총리
장애인 미혼모 밑에서 성장…기후변화 정책 강화 예고

▲호주 노동당 대표 앤서니 알바니즈가 22일(현지시간) 시드니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시드니/AP뉴시스
▲호주 노동당 대표 앤서니 알바니즈가 22일(현지시간) 시드니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시드니/AP뉴시스

호주에서 9년 만에 보수에서 중도좌파로 정권교체가 이뤄지게 된다. 21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노동당이 집권 보수인 자유ㆍ국민 연합을 누르고 승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앤서니 알바니즈(59) 노동당 대표는 이날 선거 승리가 유력해지자 시드니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호주인들은 변화를 요구하며 투표권을 행사했다"면서 승리를 선언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한 TV 연설에서 "야당 지도자인 알바니즈 대표와 통화하면서 선거 승리를 축하해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끌어온 자유·국민 연합 대표직 사임 의사도 밝혔다.

호주 방송위원회에 따르면 하원의원 151명과 상원의원 40명을 뽑는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었던 노동당이 하원 72석을 확보했고, 모리슨 총리가 이끄는 자유·국민 연합이 55석을 차지했다. 무소속과 제3당은 현재까지 13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사실상 8년 9개월 만에 호주 집권 여당 교체가 예고됐다. 다만 노동당이 독자적 내각 구성을 위한 최소 의석(76석)을 확보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이탈리아계인 알바니즈 대표는 호주 최초의 비(非) 앵글로-켈틱계 총리가 될 전망이다. 알바니즈 대표는 “캠퍼다운 도로 밑 공공주택에서 자란 장애연금 수급자였던 미혼모의 아들이 오늘 밤 여러분 앞에서 호주 총리로 설 수 있다는 것은 이 위대한 나라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면서 “함께하면 기후 전쟁을 승리로 끝낼 수 있다. 우리는 호주가 재생에너지 초강대국이 될 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일상을 대부분 회복한 호주에서는 인플레이션 등 만만찮은 경제 상황의 대응 방안이 총선의 주요 이슈였다. 이와 관련해 노동당은 아동·노인 돌봄 지출 상향조정, 저임금 노동자 임금 인상 지원, 제조업 활성화, 신규 주택 구매 시 최대 40% 정부 보조 등의 공약을 제시했었다.

특히 환경문제에서 기후변화 대응 이슈는 노동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노동당은 집권 보수당인 자유·국민 연합이 제시한 것보다 더 강력한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노동당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43%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안보 정책과 관련해서는 미국과의 동맹 중시 노선을 계승한다. 알바니즈 대표는 총리에 취임해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미국·일본·호주·인도의 대(對)중국 견제 협의체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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