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일’ 김희선 “30년째 재발견? 매번 새로운 도전하죠”

입력 2022-05-2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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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힌지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힌지엔터테인먼트

“사람들은 아직도 김희선의 재발견을 말씀하세요. 30년째 재발견되고 있어요. 아마도 매번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서 붙여 주신 별명 같아요. 감사드려요. 이번 작품은 사실, 제가 저를 재발견한 드라마 같습니다.”

연기 경력 30년 차 배우 김희선은 아직까지도 ‘김희선의 재발견’이란 말을 듣고 있다. 최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내일’을 통해 김희선은 ‘사람 살리는 저승사자’ 구련으로 분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구련은 목숨을 스스로 끊는 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위기관리팀 팀장으로 극단적 선택한 이들을 따뜻하게 감싸안는 인물이다. 복잡한 서사를 가진 구련의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으로 표현했고, 시청자들은 김희선의 연기에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었다는 평이다.

김희선은 최근 진행된 서면인터뷰를 통해 ‘내일’을 “분명 지금까지 내가 했던 작품과는 결이 조금 다른데,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였다”고 소개했다.

“우리 주변만 돌아봐도 이런 저런 고민으로 힘든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들을 위로할 드라마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게도 ‘내일’을 만났죠. 재미나 흥미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면서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었는데 그런 의미가 잘 전해진 것 같아서 좋아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이들을 막으려는 저승사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는 에피소드마다 학교폭력 피해자, 절망한 공무원 준비생, 외모 트라우마로 식이 장애를 앓게 된 거식증 환자 등 안타까운 사연을 조명했다. 김희선은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6화 ‘넋은 별이 되고’ 편에 나온 영천의 이야기를 꼽았다. 영천은 홀로 사는 91세 노인이다. 한국전쟁에 참여해 나라를 지켜냈지만, 전쟁 후유증으로 힘들게 살아온 인물이다.

“6회 영천에게 감사와 위로를 전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당신이 지켜낸 나라니깐요’ 라는 련의 대사죠. 영천과 같은 소중한 분들의 희생으로 우리가 모든 것을 누릴 수 있었고, 잠시 잊고 있었던 그분들을 향한 감사를 계속 기억하고 잊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과 동시에 반성도 들게 했거든요.”

▲사진제공=힌지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힌지엔터테인먼트

‘내일’의 시작은 좋았다. 7.6%의 시청률로 시작하면서 관심을 받았으나 회차가 거듭할수록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해외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2일 홍콩 넷플릭스 TV쇼·영화 부문 1위에 올랐다. 베트남, 일본, 인도네시아, 대만 등 아시아권에서도 4~6위를 차지했다.

“배우로서 최선을 다했어요. 다른 경로를 통해서라도 많이 보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죠. 내가 연기한 작품이 단 한 사람에게라도 위로와 용기를 주었다면 드라마를 보고 느끼고 또 달라졌다면 시청률 이상의 감동일 것 같아요.”

김희선은 이번 드라마에서 파격적인 외모 변신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분홍색 머리로 염색을 하고, 붉은 눈 화장을 해 웹툰 속 구련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핑크 머리를 위해 4일에 한 번씩 컬러 염색과 헤어 매니큐어를 반복해서 받았어요. 지금은 머리카락이 많이 상해서 뚝뚝 끊어지는데 한동안 고생을 좀 할 것 같아요. 구련이라는 캐릭터를 충실히 표현하려고 노력했고, 주변에서도 다행히 생각보다 핑크 머리와 붉은 섀도가 잘 어울린다는 반응이 나와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진제공=MBC
▲사진제공=MBC

90년대를 대표하는 패션 아이콘이었던 김희선은 최근 온라인상에서 다시 소환되고 있다. 당시 곱창밴드, 머리띠 등을 유행시킨 장본인인 그는 MZ세대들로부터 다시금 조명받고 있는 것. 김희선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다시 소환되고 있는 줄은 몰랐지만, 그렇다면 기분이 좋아요. 누군가가 나를 기억해 준다는 건 참 좋은 일인 것 같아요. 분명 나 때문이라기보다는 센스 있는 분들이 자신의 개성을 뽐내다 보니 예쁜 아이템들을 활용하면서 제가 언급된 것 같아요. 저보다 감각 있는 분들은 많죠.”

이번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장르와 외모의 변신 등 여러모로 변화가 많았던 김희선이다. 김희선 스스로 ‘내일’을 통해 성장한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또 앞으로의 작품 계획에 대한 귀띔도 잊지 않았다.

“이번 작품은 사실, 제가 저를 재발견한 드라마 같아요. 모든 에피소드가 저를 반성하게 만들었거든요. ‘나는 누구에게 상처를 준 적은 없었나, 내가 힘들 때 나를 위로해준 사람들, 지금 내 주변에서 힘들어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었고 그런 면에서 저 또한 인간적으로 성장하게 됐죠”

김희선은 곧바로 또 다른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를 찾는다.

“곧 ‘블랙의 신부’라는 넷플릭스 작품으로 인사 드리게 될 예정이에요. 구련처럼 화려하진 않으나, 구련과는 또 다른 상처가 있는 인물이에요. 평범한 그녀가 그 상처와 아픔을, 그리고 정의롭지 못한 일들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지켜봐 주세요. 핑크머리에 익숙해서 긴 웨이브 머리가 어색할 수도 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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