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골드만삭스 디지털 리테일 사업 모델 따르나…'경쟁보다 협업'

입력 2022-05-2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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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경영연구소 ‘마커스 고객 확대 전략’ 보고서 발간
골드만삭스, 2016년 GE 리테일금융 인수 후 마커스 출시
“‘마커스=우수한 금리혜택’ 각인으로 고객 증대”
“골드만삭스, ‘핀테크’ 경쟁 아닌 협업 대상으로 판단”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제공=우리은행)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제공=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가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디지털 리테일 영업 전략에 관심을 둬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완전 민영화로 전환한 후 기업가치 제고를 공언한 만큼 골드만삭스의 디지털 사업 모델을 표방하는 것 아닌지 이목이 쏠린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마커스(Marcus)의 고객확대 전략과 시사점’이라 보고서를 발간하고 마커스의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마커스는 골드만삭스가 2016년에 만든 리테일금융 플랫폼이다. GE의 리테일금융 사업부문(GE캐피털뱅크)을 인수한 것이 시스템의 기반이다. 고객 수는 출시 당시 약 20만 명에서 지난해 약 1000만 명으로 급증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우리금융이 완전 민영화가 된 이후 감사 메시지를 통해 “향후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혁신적이고 특별한 고객 경험을 선보이겠다”라고 언급했다.

연구진은 골드만삭스 그룹 관점에서 마커스를 포함한 개인금융 사업부문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면서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골드만삭스는 전통적으로 투자은행 중심의 사업모델을 영위해 글로벌 IB·자산운용 부문이 그룹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83.7%)이 높았다”며 “그러나 리테일·자산관리(WM) 사업 부문의 수익기여도가 작년 1분기 9.8%에서 올해 1분기 16.3%로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골드만삭스가 마커스를 통해 리테일을 포함한 종합 금융회사로 사업모델을 성공적으로 전환했다고 진단했다. 마커스의 성공 요인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 출시 △초기 선택과 집중 후 단계별 사업영역 확장 △인수ㆍ합병(M&A)과 제휴를 통한 디지털 역량 △IT기업이란 브랜드 이미지 강조 등을 꼽았다.

연구진은 골드만삭스가 단기간 내에 시장 지위를 확대하고자 리테일이 강한 기존 대형은행 대비 금리 조건이 좋은 예금과 대출 상품을 제시하는 등 경쟁력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2016년 개인·소상공인 대상 신용대출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마커스는 신속한 대출 실행, 수수료 미부과, 우수한 금리조건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라며 “대출한도와 기간 측면에서 BoA, 씨티, JP모건체이스 등과 차이가 크지 않으나 금리, 수수료, 상환방식 등에 있어서는 마커스가 유리한 것으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마커스의 신용대출 금리 수준은 연 6.74~19.99%로, 씨티은행 7.99~23.99%보다 낮았다.

예금금리는 시장 평균 대비 높게 제시했다. 마커스의 저축예금 금리(1년 기준)는 0.60%로 BoA(0.40%), JP모건체이스(0.20%), 웰스파고(0.10%) 등보다 높았다.

연구진은 “고객이 이해하기 어려운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시하기보다는 ‘마커스=우수한 금리 혜택’이라는 인식을 각인시킴으로써 단기간 내에 고객을 증대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리테일 뱅킹의 핵심인 예금과 대출에 우선적으로 주력하고 순차적으로 카드, 자산관리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초기 단계에서부터 부유층 고객 중심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대중 고객을 타깃팅함으로써 시장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았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연구진은 골드만삭스가 애플, GM 등 비금융 대기업들과 제휴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면서 디지털 역량을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기보다는 외부 핀테크를 인수해 기술력을 내재화하고, 해당 핀테크의 전문인력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마커스의 역량을 강화했다”라고 설명했다. 마커스 서비스 확장 단계와 동일하게 소액대출(Bond Street) → 인공지능 기반 자산관리 → 신용카드(Final) → 선구매후지불 등의 핀테크를 순차적으로 인수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다수의 은행이 테크핀(IT기술 중심의 금융업 결합)을 기존 금융산업 구조를 와해시키는 경쟁사로 인식하고 있지만, 골드만삭스는 경쟁 대신 협업을 선택했다”며 “아마존, 월마트 입점 소상공인 대출 등 제조·유통업체와의 협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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