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신용 반도체업체 브로드컴이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인 VM웨어를 600억 달러(약 75조8400억 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측의 인수·합병(M&A) 협상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오는 26일 브로드컴이 VM웨어 주식을 1주당 140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주 종가 기준으로 50%에 가까운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지만, 2019년에 최고가인 200달러에는 크게 못 미친다.
아직 협의가 진행 중인 단계로 인수 가격을 비롯해 인수대금 지급 방식 등에는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브로드컴이 최종적으로 VM웨어를 인수하게 된다면 올해 대규모 인수·합병(M&A) 거래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약 750억 달러(약 94조 8400억 원)에 게임 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겠다고 밝혀 올해 최대 M&A에 이름을 올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말 440억 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선언했다.
VM웨어는 지난해 11월 미국 정보기술(IT)기업 델 테크놀로지로부터 분사했다. 사실상 분사한지 약 6개월 만에 매각되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델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델이 VM웨어의 지분을 40% 보유한 최대 주주이고, 이어 사모펀드 실버레이크가 지분율 10%로 2대 주주이다.
통신칩 분야 강자인 브로드컴은 그간 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거래를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회사는 2018년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사 CA테크놀로지를 약 190억 달러에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소프트웨어 업체 SAS인스티튜트 인수를 추진했었다.
한편 브로드컴의 VM웨어 인수 추진은 최근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음에도 대형 M&A가 심심치 않게 이뤄지는 가운데 나왔다. WSJ는 주식시장의 급락으로 인수 대상 기업들의 주가 역시 하락하고 밸류에이션이 낮아지자 그간 현금을 축적해왔던 사모펀드나 기업들이 M&A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