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美에 첫 배터리 공장 설립…K배터리 美 겨냥 가속도

입력 2022-05-2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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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스텔란티스와 美에 배터리 공장 설립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美에 공장 마련 완료
美 전기차 활성화 정책 덕…“배터리 공급 부족 전망”
美 시장 타고 K배터리 기업가치 ‘훨훨’ 난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마크 스튜어트 스텔란티스 북미 COO가 합작법인 투자 계약 체결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SDI)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마크 스튜어트 스텔란티스 북미 COO가 합작법인 투자 계약 체결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SDI)

국내 배터리업계가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 겨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모두 미국에 생산 공장을 갖추면서 미국 내 K배터리의 가치도 높아질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삼성SDI와 북미 3위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25억 달러(약 3조1625억 원) 이상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올해 중 착공 예정인 양사 합작 배터리 공장은 연산 23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오는 2025년 1분기 가동을 시작한다. 향후 몇 년 안에 33GWh 규모로 생산 역량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합작 공장 설립으로 삼성SDI는 미국에 처음으로 생산거점을 갖는다. 한국, 중국, 헝가리 등에서 배터리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미국에는 배터리 팩 생산공장만 있었다.

이로써 국내 배터리 3사는 모두 미국에 생산 공장을 갖추게 됐다. 삼성SDI를 비롯해 일찍부터 북미 시장에 진출한 업체들도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처음으로 미국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12년 미시간주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한 LG에너지솔루션이다. 현재는 제너럴모터스(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미국에서 4개 공장을 건설 중이며, 단독으로는 애리조나주에 11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공장도 짓고 있다.

SK온은 조지아주에 배터리 1, 2공장을 두고 있으며 미국 완성차 2위 포드사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을 통해 테네시주(43GWh)와 캔터키주(86GWh) 공장을 2025년까지 순차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소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롯데케미칼도 최근 미국 내 현지법인 설립을 공식화했다.

지난 19일 열린 ‘롯데케미칼 2030 비전ㆍ성장전략’ 간담회에서 이영준 전지소재사업단장은 “전기차 수요 증가 및 배터리 제조사의 현지 진출 확대 등으로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이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라며 “미국 내 전지소재 사업을 총괄하는 현지법인을 올해 상반기 내에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미시간주 배터리공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미시간주 배터리공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을 겨냥하는 것은 미국 정부의 전기차 활성화 정책과 관련이 깊다. 미국이 올해 '더 나은 재건법'을 통해 자국 내 친환경 산업을 활성화하기로 하면서 2024년까지 미국산 배터리의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2024년 미국 내 전기차용 리튬이온 이차전지 공급량이 211GWh로 수요량인 267GWh보다 56GWh 부족할 것”이라면서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을 것으로 점쳤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 K배터리의 기업 가치도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부의 발표에 따르면 2025년까지 예정된 미국 내 대규모 배터리 생산설비 13개 중 국내 배터리 3사가 11개를 차지했다.

백영찬, 강세희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배터리 투자 확대가 K배터리의 기업 가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선제 투자를 통해 미국 전기차 판매 증가의 최대 수혜가 예상되고, 공급망 협력 강화를 통한 추가적인 중남미 시장진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공급망 협력 강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 확보 차원에서 중국 배터리 기업들보다 우위를 점하게 된다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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