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칸에선] ‘영화제의 경제학’…칸영화제 굿즈는 뭐가 다를까?

입력 2022-05-24 15:59 수정 2022-05-2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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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에 마련된 굿즈 부스. (송석주 기자 ssp@)
▲칸영화제에 마련된 굿즈 부스. (송석주 기자 ssp@)

아이돌 팬에게 아이돌 굿즈가 있다면, 시네필(cinéphile)이라 불리는 영화광에게는 영화제 굿즈가 있다. 굿즈(goods)란 영화, 드라마, 소설, 애니메이션 등 팬덤 문화 전반에서 사용되는 단어를 말한다. 특정 문화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주제로 제작된 상품이 바로 굿즈다.

그 가운데 연예인 굿즈 시장은 2018년 기준 약 1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논문 ‘연예인 굿즈는 소유자의 행복을 증진시키는가?’의 저자 김나민에 따르면, 연예인 굿즈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은 일반 제품을 소비하는 것보다 더 많은 행복감을 느낀다. 이러한 행복감은 연예인 굿즈가 쾌락적 성질을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나민은 “일상생활에 활력을 주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연예인과 관계를 맺고자 하는 유흥 동기보다는 해당 연예인과 닮고 싶어 하는 열망 동기를 가진 소비자가 연예인 굿즈를 통해 더 지속적으로 행복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열망 동기’란 남들과 구별되고자 하는 동기를 말한다. 이와 달리 ‘유흥 동기’는 그저 지루한 일상생활에 즐거운 소일거리를 찾고자 하는 동기를 일컫는다. 부자들이 수억 원에 달하는 명품을 사는 여러 이유 중의 하나는 소비를 통해 나와 너를 구분하기 위함이다. 이것이 바로 열망 동기다. 과거 조선 시대와 같은 신분제 사회는 아니지만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계급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칸영화제 굿즈를 홍보하는 포스터. (송석주 기자 ssp@)
▲칸영화제 굿즈를 홍보하는 포스터. (송석주 기자 ssp@)

▲칸영화제 공식 포스터로 만들어진 엽서. (송석주 기자 ssp@)
▲칸영화제 공식 포스터로 만들어진 엽서. (송석주 기자 ssp@)

칸영화제 굿즈 역시 유흥 동기보다는 열망 동기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칸영화제 굿즈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진정한 영화애호가가 됐다는 심리적 만족감 혹은 우월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광이라면 칸영화제 굿즈 하나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한다는 묘한 의무감과 맥이 닿아있다.

▲칸영화제 공식 로고가 박힌 에코백. (송석주 기자 ssp@)
▲칸영화제 공식 로고가 박힌 에코백. (송석주 기자 ssp@)

그렇다면 칸영화제 굿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가장 저렴하면서도 선물하기 좋은 굿즈가 바로 영화제 공식 포스터로 디자인된 엽서다. 당해 포스터뿐만 아니라 역대 가장 인기가 좋았던 엽서도 함께 판매되고 있다.

▲칸영화제 공식 로고가 박힌 모자. (송석주 기자 ssp@)
▲칸영화제 공식 로고가 박힌 모자. (송석주 기자 ssp@)

이 외에도 모자, 열쇠고리, 에코백, 마그넷, 연필, 모자, 티셔츠, 컵, 지갑 등 칸영화제 로고가 박힌 굿즈들이 있다. 담배를 사랑하는(?) 프랑스답게 칸영화제 라이터(lighter)도 발견할 수 있었다.

▲굿즈 부스 내부의 모습. (송석주 기자 ssp@)
▲굿즈 부스 내부의 모습. (송석주 기자 ssp@)

가격은 꽤 비싸다. 엽서 3유로, 마그넷 7유로, 명함 지갑 15유로, 머그컵 15유로, 모자 20유로, 티셔츠 25유로, 스카프 99유로였다. 그러니까 엽서 한 장에 대략 5천 원인 셈이다.

영화는 예술이자 산업이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건 영화제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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