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마곡산업단지로 모이고 있다. 마곡산업단지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 일대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2000년대 초부터 주거·상업·업무·산업단지·공원 등을 개발하는 마곡도시개발사업 일환으로 조성됐다. SH에 따르면 IT(정보기술)과 BT(생명과학), NT(나노기술) 등의 미래 지식산업과 친환경 주거공간이 어우러진 친환경 에너지단지와 녹색도기 조성이 목표다. 현재 주거시설과 주요 기업들 입주가 진행되고 있고, 현재도 개발 중이다.
마곡지구는 행정구역상 서울시에 속해 있고, 도심과 거리가 13km로 접근성이 좋다. 또한 인천공항 및 김포공항은 물론 지하철 등 수도권 광역교통망 연결이 편리하다. 기업들이 입주하기에는 매력적인 조건이다.
25일 이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마곡에 본사나 연구개발(R&D)센터 등을 둔 제약바이오 기업은 치과용 임플란트를 생산하는 오스템임플란트를 포함해 7~8곳에 달한다. 또한 내년 입주를 목표로 관련 시설을 건설 중인 회사도 있다.
LG화학은 2017년 말 생명과학사업부를 마곡 LG사이언스파크로 이전했으며, 신약연구소가 이 곳에 자리했다. 코오롱그룹 제약바이오 계열사 코오롱생명과학은 마곡에 신사옥을 건립해 2018년 4월 본사와 연구소가 입주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마곡에 본격 입주를 시작한 것은 2019년 말부터 올해까지다. SD생명공학은 2019년 8월, 신약개발 기업 헬릭스미스는 2019년 11월 신사옥 입주로 마곡시대를 열었다. 헬릭스미스의 경우 지난해 9월 마곡에 유전자·세포치료제의 전문적 생산을 위한 ‘CGT Plant’를 설립해,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본격화했다.
신신제약과 삼진제약, 한독 등 전통 제약기업들도 마곡에 속속 입주했다.
한독과 제넥신은 연구개발 협력 강화와 신약개발 가속화를 목표로 마곡에 연면적 2만1837㎡(약 6606평) 규모의 공동 연구개발(R&D)센터 건립하고 지난해 말과 올해 입주를 마쳤다. 한독은 따로 있던 중앙연구소와 신약바이오연구소를 마곡으로 통합 이전해 지난해 말 입주했고, 제넥신도 본사와 연구개발센터 모두 마곡으로 이전해 올해 초 입주를 완료했다. 한독·제넥신 측은 “연구원들이 신약개발에 대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시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센터 공간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신신제약은 2020년 8월 약 130억 원을 투자해 건축연면적 4403㎡(약 1331평)에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의 마곡 연구개발센터를 준공했다. 외관은 ‘새로움(新)’과 ‘신뢰(信)’를 뜻하는 신신제약 사명과 로고에서 따온 삼각형과 마름모꼴을 활용해 디자인됐다. 신신제약 측은 “창립 61년 만에 직접 마련한 연구개발센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도약을 새로운 보금자리”라고 설명했다.
내년 입주를 준비하는 곳도 있다. 대웅제약은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 기반조성을 위해 내년 준공을 목표로 총 705억 원을 투자해 마곡C&D(connected collaboration & Development)센터를 건립중이다.
이처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마곡산업단지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입지조건이 가장 크다. 과거 전통 제약사들의 연구소는 서울 본사와 함께 있다가 경기도로 많이 이전됐다. 이후 인천 송도국제도시 바이오산업단지와 판교바이오벨리 등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울과 거리가 멀어질수록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서울이라는 입지조건은 기업들 입장에서 우수한 인재 확보에도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서울과 다소 거리가 있는 수도권 지역의 경우 아무리 좋은 근무조건을 제시하더라도 우수한 인력을 뽑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행정구역상 서울에 속하고, 주거시설과 공원 등 쾌적한 생활환경은 물론 교통인프라까지 잘 구축돼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특히 마곡의 경우 현재도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신사옥 이전과 연구소 건립을 위한 부지 매입에도 유리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