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걸고 3일만 재결합” SBS 이혼 예능, 시작도 전부터 논란

입력 2022-05-2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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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BS
▲사진제공=SBS

‘이혼’을 소재로 한 리얼리티 예능이 어디까지 가는 걸까. 최근 SBS가 내놓은 새로운 이혼 예능프로그램의 포맷이 알려져 논란이다. 이혼한 부부가 아이를 위해 사흘간 다시 부부가 된다는 콘셉트다. 최근 부부의 갈등을 조명하는데 집중하다 보니 자극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SBS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새 예능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게재했다. 해당 공고에는 “자녀를 위해 3일만 다시 부부가 되시겠습니까?”라는 자극적인 문구와 함께 ‘이혼 부부가 아이를 위해 한 팀이 돼 다양한 챌린지에 도전다. 챌린지를 통해 선정된 우승팀에게는 자녀의 학자금이 수여된다’라고 적혀있다.

특히 3박 4일간의 챌린지를 거쳐 얻게 되는 세부적인 출연 혜택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우승팀에게는 자녀의 학자금이 주어지며, 그 외의 전 출연자에게는 자녀 전문가 심리 상담 기회 및 출연료가 지급된다.

해당 공고가 온라인을 통해 퍼져나가면서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최근 ‘우리 이혼했어요’, ‘돌싱글즈’, ‘돌싱포맨’, ‘결혼과 이혼 사이’ 등 여러 이혼 예능이 등장하며 이혼이 예능 트렌드로 떠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모집공고는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 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면 이혼 부부의 자녀들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혼 부부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자녀들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혼 가정’이라는 사실이 공개될 수밖에 없다. 돈을 위해 방송에 나오는 게 정말 자녀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는 지적과 이혼 부부를 억지로 이어 붙이는 것은 어떤 긍정적인 효과도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오로지 흥미를 위해 설정된 촬영 내용으로 예비 시청자들의 거부감을 자아내고 있다.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사흘간 힘을 합친다고 한들, 출연자들의 행동은 그저 금전적 이익을 위한 연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도 부모의 이혼으로 혼란스러워 할 자녀들의 마음에 두 번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SBS 관계자는 25일 이투데이에 “논란을 인지하고 있다. 아직 프로그램의 정확한 기획 의도나 내용이 전달되지 않아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계속해 공고를 올릴 것이고, 프로그램의 변화는 아직까지 없다”고 전했다.

연간 이혼 건수 10만에 달하는 지금, 안방 예능에도 이혼 부부가 등장하는 게 낯설지 않은 분위기다. 이혼 사실만을 자극적으로 파고들기도 했지만, 이혼 부부에게 대화의 기회, 화해의 장을 제공하며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해나가는 이혼 프로그램도 많았다. 그러나 이번 SBS의 신규 이혼 예능은 이혼 부부의 관계에 ‘자녀’까지 끌어들이며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다. 시작도 전부터 역풍을 몰고 왔지만, 아직 프로그램 일부만 공개됐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방향이 흘러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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