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체 아니었어?" 신세계인터·한섬·LF, 니치 향수 시장 진격

입력 2022-05-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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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 리퀴드퍼퓸바 플래그십스토어.  (사진제공=한섬)
▲한섬 리퀴드퍼퓸바 플래그십스토어. (사진제공=한섬)

패션업체들이 신성장 먹거리로 뷰티를 낙점하고 지난해 화장품 시장에 속속 뛰어들더니 이번에는 니치 향수까지 범위를 확대하며 토탈 뷰티·패션 업체로 발돋음하고 있다. 니치 향수가 MZ세대들로 부터 높은 인기를 끌면서 기존 패션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시도로 풀이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3년 4400억 원이었던 국내 향수 시장은 2019년에는 6000억 원을 넘어서더니 지난해 7067억 원으로 덩치를 불렸다. 2025년에는 9800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향수 시장에서 프리미엄 니치 향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90% 이상이다. 2019년 5270억 원이던 국내 니치 향수 시장 규모는 지난해 6250억 원으로 뛰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3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에 프랑스 니치 향수 전문 편집숍 ‘리퀴드 퍼퓸바’의 플래그십 매장을 연다. ‘리퀴드 퍼퓸바’는 2013년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에 론칭한 니치 향수 편집숍으로 프랑스 파리의 봉마르셰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니치 향수 편집숍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오픈하는 리퀴드 퍼퓸바 플래그십 매장은 154㎡(약 47평) 규모로 매장에는 10여 개 브랜드의 니치 향수·캔들(향초) 등 200여 품목이 선보일 예정이다. 프랑스어로 물을 의미하는 매장명(리퀴드)을 테마로 매장 한가운데에 300ℓ 규모의 대형 수조가 들어서는 게 특징이다. 한섬은 현재 3곳(팝업 포함)인 리퀴드 퍼퓸바 오프라인 매장을 서울 지역 주요 백화점을 중심으로 올 하반기까지 10여 곳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타임과 시스템, 클럽모나코로 유명한 한섬은 줄곧 패션 사업만 전개해오다 2020년 화장품 제조사 클린젠코스메슈티칼과 SK바이오랜드를 인수해 한섬라이프앤과 현대바이오랜드로 이름을 바꿔달고 뷰티 사업을 준비해 지난해 8월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oera)’를 출시하며 처음으로 외도를 했다. 한섬은 현재 세럼과 앰플, 크림 등 20여 개인 오에라 제품 라인업을 연내 쿠션·립밤 등 30여 개까지 확대하고, 내달 중으로 현대백화점면세점과 무역센터점에 입점시켜 유통망을 확대할 방침이다.

(유로모니터)
(유로모니터)

패션업체에서 향수까지 취급 품목을 늘리며 토탈 뷰티 패션업체로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대표 업체로 꼽힌다.

이 회사는 2014년 스웨덴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의 국내 판권을 확보한 데 이어 곧바로 이탈리아 브랜드 ’산타마리아 노벨라’를 사들이며 뷰티로 범위를 넓혔다. 2015년에는 향수 편집숍 ‘라페르바’를 론칭하고 2017년에는 프랑스 향수 ‘딥디크’를 도입해 ‘니치향수 명가’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매출도 성장세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딥티크’ 매출은 전년보다 44.5% 성장했고, ‘바이레도’는 36.5%, ‘산타마리아 노벨라’는 36.3% 올랐다. 2018년만 해도 전체 매출에서 코스메틱 비중이 17.6%에 머물렀으나 이듬해 25.8%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매출 1조4508억 중 코스메틱 카테고리 매출은 359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24.7%를 차지한다. 특히 2020년 기준 향수 카테고리 영업이익은 313억 원으로 전체(337억 원)의 92.8%에 달한다.

(사진제공=LF)
(사진제공=LF)

LF는 지난해 9월 롤렉스와 파텍필립 등 명품시계 편집숍인 ‘라움워치’의 문을 연 데 이어 올해 2월 니치 향수 전문 편집숍 ‘조보이(JOVOY)’의 유통 판권을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자사 온라인 판매 채널인 LF몰에 공식 론칭하고, 오프라인 매장 ‘라움 이스트(RAUM EAST)’를 열고 본격적으로 사업 전개에 나섰다. LF가 향수 시장에 진출한 것은 2016년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불리 1803’의 국내 판권을 확보한 이후 5년 만이다.

‘조보이’는 2010년 조향사 ‘프랑수아 헤닌(Francois Henin)’이 론칭한 ‘니치’ 향수 편집숍 브랜드로 세계 각국의 니치 향수를 선보인다. 주요 상품은 파리 ‘조보이’ 매장의 베스트셀러인 딥한 우디향의 ‘사이키델릭’(Psychedelique)과 강력한 화이트 플라워향과 우디 머스크 계열의 향을 그려낸 ‘가르데 무아’(Gardez-Moi)다. 이외에도 ‘제로보암(JEROBOAM)’, ‘쟈끄파뜨(JACQUES FATH)’ 등 니치 향수를 대표하는 다양한 브랜드 상품을 판매한다.

LF 관계자는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프리미엄 향수를 쓰는 것이 나를 위한 가치 있는 소비로 인식되고 있다”라며 “조보이에서는 프리미엄 니치 향수와 함께 다양한 혜택의 프로모션 이벤트도 진행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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