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6일 단행한 여성 장관 후보자 지명에 대해 대통령실은 김상희 국회부의장의 지적이 마음을 굳힌 계기가 됐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김승희 전 의원을 지명했고, 차관급인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는 오유경 서울대 약학대학장을 낙점했다. 3명 모두 여성을 발탁한 것이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같은 날 용산 대통령집무실 청사 브리핑에서 “오늘 내정된 장관 후보자와 첫 처장은 모두 여성이다. 최근 여성에게 공정한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지키는 인사”라며 “대통령은 최근 국회의장단 만찬에서 공직 인사에게 여성들에게 더욱 과감하게 기회를 보장하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바로 그 약속을 실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이 언급한 국회의장단 만찬에서 구체적으로는 여성 최초 국회부의장을 맡은 김상희 부의장의 지적이 인선을 결심하게 된 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요한 계기 중 하나는 최근 국회의장단 만찬에서 김 부의장이 젠더 갈등 이야기를 했다. 그 문제를 잘 다뤄 선거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대응했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담아 문제제기를 했다”며 “(윤 대통령이) 그 이야기를 듣고 그간 생각해 오신 걸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윤 대통령은 앞서 21일 한미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내각에 여성이 적다는 외신의 지적을 받고 “적극적인 기회 보장”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선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내 언론 기사에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남성이 지나치게 많다고 거의 모든 언론이 지적했다. (이 때문에) 내부에서 고민이 많았다”며 “이게 축적이 돼서 변화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무조정실장으로 유력한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해 국민의힘에서 반대하고 있는 데 대해선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 생각이 당장 어떠하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일단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함께 일하고 싶은 분으로 알고 있고, 윤 대통령도 여러 상황을 보면서 고민하고 계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