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과 후로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일상생활 속 건강수칙 실천입니다. 기침 예절 지키기,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사용, 손씻기 등은 코로나 전과 후 실천률에서 차이가 큽니다. 코로나 이전을 돌이켜 보면 “뭐 손좀 안 씻는다고 뭐, 나중에”라는 인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는 가장 기초적인 방역수단이자, 코로나19 예방백신이 나오기 전 1차 백신이라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본 건강수칙은 코로나19는 물론 감기와 독감, 식중독, 수인성 감염병 예방에도 효자 노릇을 했죠. 실제 지난 2년 동안 관련 질환 발생이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여름철에는 식중독을 비롯해 여러 감염병을 주의해야 합니다. 물놀이와 캠핑 등 야외활동 과정에서 다양한 질환과 부상 발생 등 우려가 있어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섭씨 30도를 넘는 여름철 온열질환도 주의 대상입니다. 27일 기준 한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여름철 건강수칙 준수,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합니다. 야외 작업자나 고령층은 여름 고온에 대비해 항상 충분한 수분섭취와 휴식은 필수입니다.
식중독은 식품 섭취와 연관된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 또는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독소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죠. 독소에 의해 의심되는 모든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입니다. 오염된 음식물 섭취 후 오심, 구토, 복통, 설사,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의심합니다.
식중독은 기온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기후변화와 식중독 발생 예측’ 연구에 의하면 기온이 평균 1℃ 상승하면 식중독 발생건수는 5.3%, 환자수는 6.2% 증가한다고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폭염일수(하루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날의 연중 일수)’가 31일이었던 2018년 식중독 발생 건수는 222건, 환자수는 1만51504명에 달했습니다. 식중독 발생 시기는 주로 여름입니다. 식약처 자료에 의하면 2017년부터 2021년 평균 월별 식중독 발생건수와 환자수도 6월에서 9월이 가장 많았습니다.
식중독의 일차적인 치료는 구토나 설사로 인한 체내 수분손실과 전해질 불균형을 수액공급으로 교정하는 것입니다. 탈수가 심하지 않다면 식사는 정상대로 하는 것이 좋고, 포도당이나 전해질이 포함된 물은 순수한 물에 비해 흡수가 빠르기 때문에 끓인 물에 설탕이나 소금을 타서 마시거나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탈수가 너무 심한 경우, 발열이 심한 경우, 혈변이 나오는 경우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김선미 고려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식중독 증상인 구토는 위장 내 독소를 체외로 배출하는 반응이고, 설사는 장내 독소를 씻어내는 반응이다. 설사 증상이 심하다고 지사제를 함부로 사용하면 장 속에 있는 독소나 세균 배출이 늦어 회복이 지연되고 경과가 나빠질 수 있다”며 함부로 항구토제와 지사제 복용을 삼가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중요한 것은 △익혀먹고 △끓여먹고 △냉장보관 3가지입니다. 음식 조리시 칼·도마는 구분해 사용하고, 식재료를 만진 후나 외출 후 손씻기는 기본이죠. 여름철 음식은 가급적 익혀먹고, 조리한 식품은 가급적 냉장보관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낮 기온이 30℃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 일상병과 열사병 등을 주의해야 합니다. 어린이, 65세 이상의 고령자, 만성질환자, 심뇌혈관질환이 있다면 더욱 신경써야 합니다.
질병관리청은 폭염에 대비해 지난 20일부터 ‘온열진활 응급실감시체계’ 운영에 나섰습니다. 기간은 5월20일부터 9월30일까지로, 전국 500여 개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이 관할 보건소와 및 지자체, 질병청과 폭염의 건강영향을 감시하는 것이죠. 지난해 이 감시체계를 통해 파악된 온열질환자는 총 1376명으로 사망자는 20명이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일사병과 열사병입니다. 일사병은 장시간 고온에 노출돼 열이 체외로 잘 배출되지 못해 체온이 37도에서 40도 사이로 상승하는 상태입니다. 심박동이 빨라져 어지럼증과 두통이 발생하며 땀을 많이 흘리게 됩니다. 증상이 심하면 구토나 복통이 나타나고, 실신하기도 합니다.
열사병은 심부체온이 40도 보다 더 올라 일사병과 달리 발작, 경련, 의식소실 등 중추신경계 기능 이상이 나타납니다. 중추신경계 이상과 함께 신장, 간 등의 장기 기능 손상이나 쇼크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죠. 질병청은 폭염에 노출돼 열사병이 의심된다면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 조치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폭염에 대비한 건강수칙은 △물 자주 마시기 △시원하게 지내기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하기 등입니다.
반대로 ‘냉방병’으로 불리는 냉방증후군도 주의해야 합니다. 실내외의 온도차가 5도가 넘는 사무실이나 일반가정에서 장시간 머무는 경우 흔히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실내외 온도차로 인해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이 발생해 위장 운동기능이 잘 조절되지 않고, 우리 몸의 호르몬 분비와 스트레스에 대한 조절반응 이상을 일으켜 나타납니다.
증상 크게 호흡기 증상, 전신증상, 위장장애, 여성생리변화 및 기존 만성병의 악화 등입니다. 여성의 경우 생리변화 증세로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생리통이 심해지기도 합니다.
예방을 위해 실내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고 실내외 기온차가 5도는 넘지 않게 유지하면서 생활하는 것이 신체기능을 도와주는 지혜입니다. 김선미 교수는 “과도한 냉방을 피하고 자주 바깥 바람을 쐬는 것이 좋다. 그리고 충분한 수분 및 영양섭취와 함께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을 섭취하고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 전체적인 신체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건강한 여름나기 수칙 중 하나는 안전사고에 대비한 응급처치법입니다. 야외에도 낙상 사고 등으로 골절이 의심된다면, 함부로 움직이면 안됩니다. 부러진 뼈가 혈관을 건드려 2차 부상 우려가 있기 때문이죠. 나뭇가지나 등산용 지팡이로 골절 부위를 고정해 2차 부상을 예방하고, 10분마다 고정된 부위 상태를 확인해 피부색, 감각 변화가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허인영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응급의학센터장은 “낙상은 골절과 함께 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데 상처부위가 흙 등 오염물로 감염될 수 있어서 깨끗한 물로 상처부위를 씻어낸 후 깨끗한 천으로 지혈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캠핑과 야외활동에서 화상도 주의해야 합니다. 허 센터장은 “야외에서 화상사고 발생 시 흐르는 물에 15~20분 정도 화상 부위를 식혀줘야 하며 소주, 치약 등을 사용하는 것은 화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서 삼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기도폐쇄’는 어린이나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음식물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기도가 막히는 경우입니다. ‘하임리히법’이 응급처치 방법입니다. 환자 뒤에 서서 주먹을 쥔 한 손의 엄지 부분을 환자 배꼽과 갈비뼈 사이인 명치 부근에 대고 다른 손으로 주먹 쥔 손을 감싼 후 위로 쓸어 올리 듯 밀어주면 됩니다.
여름철 물놀이 후 겪는 질환 중 하나는 ‘외이도염’입니다. 귓바퀴에서 고막에 이르는 통로인 외이도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세균이나 진균에 의한 감염이 원인이라고 합니다. 증상은 귀통증과 가려움증입니다. 수영 후 잘 생겨 외이도염을 수영인의 귀(swimmer's ear)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평상시 외이도염 예방을 위해 면봉으로 외이도를 닦지 않는 것이빈다. 귀에 물이 들어갔다고 해서, 귀가 가렵다고 해서 면봉으로 귀 안을 후비는 행동은 외이도 피부를 약하게 해 외이도염이 잘 생기는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죠.
안용휘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예방을 위해서는 소량의 물기는 자연적으로 증발해 건조되도록 그대로 놔두는 것이 가장 좋다. 당장 큰 물기가 들어가서 귀가 답답하다면, 물이 들어간 쪽의 귀를 바닥 방향으로 젖힌 후 털어주거나 콩콩 뛰어주는 방법도 있다. 뜨겁지 않고 세기가 약한 드라이기나 선풍기 바람으로 귓속을 말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합니다.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로 코로나19 이후 2년만에 만나는 마스크 없는 여름입니다. ‘건강수칙’ 준수로 마스크 없는 여름 건강하게 보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