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인터뷰] 첫 한국영화 연출…고레에다 히로카즈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입력 2022-05-2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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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함께 했던 배우분들 그리고 스태프분들과 함께 그 자리를 경험할 수 있다는 거는 최고의 선물인 것 같다

▲영화 '브로커'를 통해 처음 한국영화 연출을 맡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사진=CJ ENM)
▲영화 '브로커'를 통해 처음 한국영화 연출을 맡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사진=CJ ENM)

‘브로커’ 상영 직후 15분 가까이 되는 기립 박수에 대한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레에다 감독은 이같이 답하며 한국 배우들과 스태프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27일(현지시각) 한국 기자들과 만난 고레에다 감독은 상영 후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에 대해서는 “어느 프랑스 기자분이 해주신 말씀인데, 정재일 음악감독의 곡들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처럼 느껴졌다. 존재감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며 “그렇게 말씀해 주신 게 너무 기뻤고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정재일 음악감독은 ‘기생충’, ‘옥자’, ‘해무’ 등의 영화에서 음악감독을 맡은 바 있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각 캐릭터의 감정선을 오롯이 담아낸 OST를 통해 영화의 몰입감을 한층 더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가족’을 넘어 ‘생명’의 가치를 전하는 ‘브로커’에는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대사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시나리오 과정에서 이 대사를 쓰고, 실제로 촬영할 땐 느낌이 어땠느냐는 이투데이 기자 질문에 고레에다 감독은 “이지은 배우의 목소리 없이는 성립이 안 되는 장면”이라고 답했다.

▲27일(현지시각) 한국 기자들과 만난 고레에다 히로카느 감독. (사진=CJ ENM)
▲27일(현지시각) 한국 기자들과 만난 고레에다 히로카느 감독. (사진=CJ ENM)

그는 “원래 시나리오에 없는 대사였다.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여러 취재를 거치면서 보육시설 출신 아이들을 만났었는데, 그 아이들이 하는 공통된 이야기는 ‘내가 태어나야 했었나?’, ‘태어나길 잘한 걸까?’ 하는 질문이었다”며 “이런 질문을 평생 안고 살아가고, 거기에 대한 명쾌한 답을 얻지 못한 채 어른이 된 그런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 건 사회의 책임이자 어른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다 범죄자들이다. 그들 역시 태어나서 한 번도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듣지 못한 사람들일 것”이라며 “그래서 누군가에게 그 말을 듣는다면 어떤 형태로든 잘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담아서 시나리오를 썼다”고 설명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언제나 가족 이야기를 자신의 영화에 담아냈다. 그는 가족 혹은 유사가족의 형태를 통해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고,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끊임없이 탐문하는 감독이기도 하다.

가족의 의미를 묻는 말에 그는 “가족의 정의라는 게 시대에 따라 변한다. 일본은 혈연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가족에 대한 관념들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가족의 모습이 다양하다. 그렇게 실제로 존재하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들이 사회 속에서 좀 더 수용되고 보통처럼 받아들여지는 살기 좋은 그런 사회가 됐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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