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올라도 명품 살 사람은 산다”...럭셔리 브랜드 주가 선방하는 이유는

입력 2022-05-30 14:03 수정 2022-05-3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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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부진 속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 상대적 선방
올해 미국 명품 소비 전년비 14% 증가
고소득층, 올해 명품 소비 주도
‘K자형 회복세’ 보여주는 사례란 분석

미국 증시 전반이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기준금리 인상 이슈 등으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명품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선방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2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버버리는 뉴욕증시에서 이달 들어 8%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코치와 케이트 스페이드·스튜어트와이츠먼 등을 보유한 태피스트리는 2% 이상 상승했다. 이는 미국 유통 체인 월마트가 18% 급락하고 타깃이 30% 가까이 급락한 것과 대조적인 분위기다. 세계 최대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도 5.6% 하락하는 데 그치면서 선방했다.

뉴욕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거듭하는 가운데 주요 명품 브랜드 주가가 선방하는 배경에는 미국 내 명품 소비의 꾸준한 성장세가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미국 신용·체크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사치품 소비는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47% 증가, 보석 지출은 4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엄격한 코로나19 봉쇄 조치로도 현지 명품 수요를 완전히 차단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명품 브랜드의 주가 하락은 저가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BoA 관계자는 ”미국 명품 고객들의 매우 강한 수요는 2021년에 가장 큰 긍정적인 역풍이었다”면서 “거시경제의 복잡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명품 소비 강세는 2022년에도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명품 소비 트렌드는 물가 급등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가 모든 미국인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미국 경기의 ‘K자형’ 회복세를 시사하는 단적인 예라고 CNN은 설명했다. 즉 경기 회복이 소득수준에 따라 다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특히 올해 명품 소비 증가세 중심에는 고소득층이 있다. CNN은 지난해의 경우 명품 소비가 모든 소득 계층에서 늘어난 반면 올해는 소득 수준에 따라 엇갈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고소득층의 명품 소비는 전년 대비 26% 증가했지만, 저소득층의 명품 소비는 5% 감소했다. 치솟는 물가에 서민들은 생필품 구입 비용이 늘어나자 명품 지출에 지갑을 닫은 반면 고소득층은 코로나19 규제 완화와 맞물려 명품 구매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이 때문에 경제 양극화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 부양책과 주식과 집값 상승으로 화이트칼라 계층만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였던 2020년 K자형 불황이 반복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부자들과 대조적으로 저축을 하지 않았던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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