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땜질 추경 반복말고 재정건전성 회복 집중해야

입력 2022-05-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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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0일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62조 원의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하고 이날부터 코로나19 손실보상금 지급에 들어갔다. 국회는 전날 본회의에서 이 같은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추경 규모는 정부안 59조4000억 원보다 2조6000억 원 증액됐다.

지원 대상은 소상공인·자영업자 371만 명으로 이들에게 최소 600만 원, 최대 1000만 원씩 지급된다. 코로나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이 절실하고 다급한 실정에서 편성된 추경이다. 윤석열 정부의 최우선 공약이었다. 그런 만큼 최대한 집행속도를 높여 벼랑 끝에 몰린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번 추경의 적자국채 발행은 없다. 하지만 정부가 당초 올해 53조3000억 원으로 예상되는 초과세수를 미리 당겨쓰는 것이고, 국채를 갚기로 한 9조 원이 7조5000억 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50.1%에서 49.6%로 낮추려 했던 계획도 차질이 예상된다.

지난 몇 년 동안 확장 재정과 반복된 추경으로 나랏빚이 계속 늘고 재정건전성은 악화돼 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부터 올해 1월까지 모두 10차례의 추경이 거듭됐다. 특히 코로나 위기가 닥친 2020년에는 4차례나 편성했고, 작년에도 2차례였다. 총지출 규모는 무려 151조3000억 원이다. 이전 박근혜 정부의 3차례 39조9000억 원에 비해 거의 4배다. 여기에 이번 추경 62조 원은 역대 최대다.

그 결과 국가채무가 급격히 불어났다. 2017년 660조2000억 원이었던 국가채무는 작년 965조 원으로 늘었고, 올해 1차 추경 기준으로 1075조7000억 원이다. GDP 대비 채무비율은 2017년 39.7%였으나 2020년 44.0%로 마지노선인 40%를 훌쩍 넘겼다. 지난해 47.2%, 올해 50%를 웃돈다.

이번 추경이 불가피했다 해도 앞으로 윤석열 정부의 재정건전성 제고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막대한 초과세수가 적자국채 발행이 없는 추경을 떠받쳤지만, 앞으로도 그런 상황을 기대하기 어렵다. 초과세수의 가장 큰 부분이 기업부담인 법인세인데, 이미 경기하강 신호가 뚜렷해 세수여건이 악화하고 있다. 보유세와 양도세 감면 등으로 그동안 크게 늘었던 부동산 관련 세수도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정부는 2025년부터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60% 이내, 통합재정수지 적자를 GDP의 3% 이내로 통제하는 내용의 재정준칙 관련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2020년말 내놓았으나 지금까지 전혀 진전이 없다. 코로나 사태 같은 위기가 또다시 닥쳐올 때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위해서는 재정건전성부터 양호한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재정 부실과 과도한 나랏빚은 경제위기의 방아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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