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서민·중산층 주택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 추진이 '부자 감세'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서 나온다.
작년 공시가격 1억~5억 원 이하 주택을 소유한 1세대 1주택자의 올해 재산세 절감 혜택이 수천 원~수만 원에 불과한 반면 공시가격 10억 원이 넘는 1주택자는 수십만 원~수백만 원의 혜택을 본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까지 추가되면 고가 1주택자의 부담은 더 줄어든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민생경제 안정 대책 발표를 통해 1세대 1주택 실수요자의 보유세 부담 완화를 위해 올해 3분기 재산·종부세제 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 재산세와 종부세 산출 시 2022년 공시가격이 아닌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해 세부담을 가격 급등 이전인 2020년 수준으로 환원시키겠다는 것이다.
재산세는 당해년도 공시가격에 공시시장가액비율 60%를 곱해 산정된 과세표준금액에 구간별 0.1~0.4%의 세율을 곱해 산출한다. 개편안 적용 시 적게는 수 천 원, 많게는 수 백만 원의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기재부의 재산세 변동 모의 분석 자료를 보면 지난해 공시가격 1억 원인 아파트를 소유한 1세대 1주택자는 올해 공시가격이 1억700만 원으로 올라 재산세를 12만6000원(작년 12만 원)을 내야 하지만 작년 공시가격 적용 시 6000원이 절감된다.
작년 공시가격 5억 원인 1주택자는 80만1000원에서 72만8000원으로 7만3000원이 줄어든다. 공시가격이 높을 수록 세 절감 효과는 더 커진다. 작년 11억 원 1주택자는 66만9000원, 20억 원 1주택자는 114만6000원, 30억 1주택자는 167만3000원의 세 절감 혜택을 본다.
여기에 정부가 종부세 산출에 필요한 공시가격을 작년 가격으로 하고, 현재 100%인 공시시장가액비율을 하향조정하면 고가 1주택자의 세부담은 더 낮아 진다. 올해 종부세 대상(공시가격 11억 원 초과)이 되는 작년 공시가격 11억 원(올해 12억5800만 원) 1주택자의 경우 종부세를 아예 내지 않아도 된다.
청주에 거주하는 회사원 이모씨는 "작년 기준 공시가격 3억 원 가량의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올해 재산세 절감 혜택이 3만 원 정도에 불과해 정부 대책 효과가 크게 체감되지 않는다"면서 "고가 주택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 간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부터 소급 적용 중인 조정대상지역(부동산규제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1년간 배제 조치도 실질적으로 부동산 부자들에게 유리한 조치다.
현재 2주택 이상 보유자인 다주택자는 양도세 기본세율 5~45%에 가산세율(20% 또는 30%)을 적용받는다. 내년 5월 9일까지 주택을 양도하면 5~45%의 기본세율만 적용 받는다.
다만 정부는 재산세의 경우 구간별 0.05%포인트(P) 세율 인하 특례까지 적용되면 1주택자의 약 91%에 해당하는 공시가격 6억 이하 주택(896만 호)의 올해 세부담이 2020년보다 축소된다고 밝혔다.
특히 양도제 중과 배제 등 완화 조치가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으면 주택시장이 안정이 되고 이는 결국 서민·중산층에도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