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올해 1분기 실적 두렵다"

입력 2009-03-1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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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둔화·환율 급등 겹쳐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에서 효자 노릇을 해왔던 정유업계가 세계 금융위기로 실물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석유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른 수출감소와 환율 급등으로 인해 올해 1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11일 정유업계와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의 수출 실적이 지난해 10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1월 수출량은 2497만7000 배럴로 바로 직전 달인 지난해 12월의 2808만4000 배럴보다 11.1% 감소했다. 이는 국내 정유사들의 수출 실적이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0월보다 26% 감소한 것이다.

아직 정확한 집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세계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2월 수출 실적도 1월 수준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돼 정유사들의 수출 실적은 지난해보다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수출액만을 갖고 수출물량을 판단하기 어렵지만 지난 1월 수출액이 18억9100만 달러, 2월 수출액이 14억89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한 점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수요가 감소해 경유와 아스팔트를 제외한 대부분 제품의 수출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휘발유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12월의 427만2000 배럴보다 46% 감소한 230만8000배럴을 수출하는데 그쳤다.

항공유 역시 전월보다 24.1% 감소했으며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나프타도 47.3% 급감했다.

이와 함께 국내 소비도 감소했다. 1월 국내 석유제품 소비(나프타 제외)는 4046만8000배럴로 지난해 12월에 비해 8.5% 감소했다.

특히 난방유로 사용되는 액화석유가스(LPG)의 소비만 늘었을 뿐 휘발유, 경우, 등유 등 전반적으로 석유제품소비가 감소했다.

이처럼 수출과 내수가 부진해짐에 따라 석유제품 재고율도 급증했다.

올해 1월 원유재고는 2716만 배럴로 지난해 12월에 비해 153.3% 증가했으며 재고지속일수도 13.1일로 7.9일 증가했다. 석유제품 재고도 15.5% 증가한 4624만7000배럴을 기록했으며 재고지속일수도 3일 증가한 22.3일을 기록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수출과 내수가 함께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재고 증가로 인해 석유제품의 가격 상승세가 꺾이면서 정제마진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1분기 실적도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들어 다시 오른 환율로 인한 환손실도 실적 악화에 한 몫하고 있다.

정유사들이 현재 안고 있는 순외화부채 규모는 80억달러 선으로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800억원 가량의 환차손익이 발생하는데다 유전스 사용에 따른 원유수입 대금 이자비용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을 현재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하지만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과 내수의 부진,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 등을 감안하면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와 별반 차이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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