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회복 어렵다" vs "악재 선반영"…낙관론ㆍ비관론 '혼조'

입력 2022-06-07 15:47 수정 2022-06-0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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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과 함께 회복 기대감을 키웠던 코스피가 재차 주저앉았다.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시장에서도 코스피의 전망을 두고 비관론과 낙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커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다시 고꾸라진 코스피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4.31포인트(1.66%) 하락한 2626.34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말 2685선까지 오르며 반등 기대감을 키웠지만,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다시 추락했다.

문제는 지수 상승을 견인할 마땅할 재료가 없다는 거다. 수급도 불안정하다. 외국인 투자자는 다시 ‘팔자’에 나섰다. 3~4월에만 10조 원 넘게 팔아치웠던 외국인은 지난달 1283억 원 순매수 전환했지만, 이달 들어선 3거래일간 3090억 원어치 순매도하고 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말 나타난 외국인의 매수세는 올해 2분기까지 국내 증시의 하락과 원화 약세 영향으로 그동안 판 것들을 채우는 정도”이라고 짚으며 “외국인들이 지속적으로 사려면 국내 경제 회복이 선행돼야 하는데 지금으로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가파른 물가 상승세와 주요국의 긴축 움직임이 지수 상단을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긴축 시계는 빨라지는데 경기에선 하강 신호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기업의 실적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감소에 따른 주식시장의 스트레스는 지속될 확률이 높고, 국제 유가의 고공 행진도 여전히 부담”이라며 “단기 안도 랠리의 상방은 제한돼 있고, 외국인 매수세도 선별적 기조를 지속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설명했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불황 속 물가 상승)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5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올라 14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4월 생산과 소비, 투자는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대에서 2% 중후반대로 잇따라 낮췄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나 글로벌 공급망 차질 문제가 본질적으로 해소되지 않으면 코스피가 2900선대까지 추세적인 오름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악재 선반영…“회복 가능성 크다” 낙관론도

일각에선 코스피가 서서히 회복 추이에 접어들 것이란 낙관론도 제기된다. 연초 이후 코스피가 하락을 거듭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등의 악재를 모두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미 국내 증시는 상반기 중에 중국, 대만과 더불어 조정 폭을 많이 받았다”며 “이익 모멘텀은 그만큼 둔화하지 않았다. 이익수정비율을 보면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메리트가 있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영업이익은 6주 연속 상향 조정돼 현재 270조 원 수준을 웃돌고 있다.

달러 강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외국인 수급 환경이 개선된 점도 낙관론의 근거로 꼽힌다. 지난달 초 1290원을 뚫었던 원ㆍ달러 환율은 1240원대까지 내리며 안정세를 찾고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 강세의 진정은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 기조가 한풀 꺾이면서 나타난 현상이긴 하지만, 미국이 아닌(Non-US)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관심 있게 볼 수 있는 변화 중 하나라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중국 시장의 회복에 따른 반사 수혜도 기대해 볼 만하다. 상하이 봉쇄가 단계적으로 완화되고,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펼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분기 2.7%를 저점으로 3분기 4.7%, 4분기 5.1%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6월까지는 코스피가 등락을 반복하겠지만 7~9월에는 ‘안도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펀더멘털(기초체력) 환경이 좋아질 것으로 보진 않는다. 그러나 3월과 4월 하락에 대한 되돌림, 중국의 경기 부양책, 관세 철회 이슈가 안도 랠리를 이어갈 동력으로 본다”며 “7월, 8월까지 안도 랠리가 이어져 2800선 후반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9월까지는 점진적 안도 랠리가 나타나겠지만, 연말에는 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가을에는 정체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은 환율에 따른 불규칙한 패턴을 보이고 있어 순매수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이라 보긴 어렵다”며 “다만 최근 중국 봉쇄 해제, 미국 물가의 정점 통과 등이 안도 랠리의 원인이 될 것이다. 중국 경제 회복세,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이에 따른 긴축 방향 등의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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