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 3만 원 금겹살'…서민도 농가도 '울상'

입력 2022-06-07 16:42 수정 2022-06-08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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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곤 정치경제부 기자

최근 돼지고기 가격을 두고 '金겹살' 이라는 표현이 다시 등장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계속 상승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6일 기준 삼겹살 100g 평균 소비자 가격은 2848원으로 3000원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0% 이상이 올랐다.

삼겹살은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지만 어느새 서민들이 맘 편히 사 먹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에 이르렀다. 특히 최근 물가 상승이 밥상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고기 한 번 사 먹기 힘들다는 푸념도 나온다.

가격이 오른 원인으로 일부에서는 사룟값 인상 등 원료비 상승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늘어난 수요가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로 회식과 모임 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했고, 돼지고기 소비가 덩달아 급증했다. 돼지 산지 가격은 보통 나들이 등 외식이 늘어나는 4~8월에는 상승세, 여름을 지나면서 생산량이 감소하는 9월 이후에는 하락세를 보이는 데 이 기간과 맞물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들도 울상이지만 농가도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돼지 농가는 '금겹살'이라는 말이 무섭게 느껴진다. 돼지고기 가격이 올라도 돈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손해를 볼까 전전긍긍한다.

돼지고기 산지 가격은 원가가 아닌 수요과 공급 원칙에 따라 정해진다. 매일 경매시장에서 수요·공급에 맞춰 정해지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사룟값과 인건비 등 생산비는 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 가뭄 등 이상기후로 국제 곡물가격이 오르면서 농가에는 사룟값이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르는 인건비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금겹살' 논란이 더해져 소비마저 위축되면 농가는 말 그대로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

한 농장주는 "돼지고기 가격이 올라도 사룟값이 올라 오히려 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룟값 때문에 돼지고기 가격이 올랐다고 하는데 농가가 가격을 올린 것처럼 보여 씁쓸해진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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