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 세계 성장률 4.1→2.9%로 대폭 하향...“오일쇼크 때와 닮았다”

입력 2022-06-0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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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과 2024년 성장률 3.0%...올해와 비슷한 수준 유지 전망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경고 “1970년대 오일쇼크 때와 유사점 있어”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가 2019년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WB·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가 2019년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WB·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세계은행(WB)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며 경기 침체에도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했다.

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WB는 이날 발표한 '글로벌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수정해 제시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보고서에서 제시한 4.1%에서 1.2%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것이다. 앞서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가 지난 4월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수정한다고 언급했는데, 그사이 경제 전망이 더 악화한 것이다. 이와 함께 WB는 내년과 2024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각각 3.0%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배경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상품 가격 급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WB는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위험을 경고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물가가 지속해서 상승하는 현상이다. WB는 "세계 경제가 미약한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는 시기로 접어들 수 있다"면서 "이는 스태그플레이션 위기를 높인다",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상당하다"고 우려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5.1%에서 올해 2.6%로 급격히 떨어진 이후, 2023년에는 2.2%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도상국은 지난해 6.6%로 성장했으나 올해 3.4%로 반 토막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의 연평균 4.8%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맬패스 총재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공급망 혼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경제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많은 국가가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실상 1970년대 오일쇼크 때의 충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WB는 오일쇼크 때와 현재 사이에 분명한 유사점이 있다면서 공급망 혼란, 성장세 약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중앙은행들의 긴축 정책, 그로 인한 신흥국이 직면한 취약성 등을 짚었다.

다만 오일쇼크와 달리 현재는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주요 금융기관의 대차대조표가 전반적으로 양호하다는 것은 분명한 차이점이라고 WB는 진단했다.

WB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칠 최악의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국가별로 단호한 정책 행동이 필요하다며 전쟁 피해 제한, 원유와 식량 가격 완화, 개발도상국에 대한 부채 경감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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