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소년’ 버니어 캘리퍼스 흉기 가설에…이수정 “상당한 설득력”

입력 2022-06-0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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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뉴스 유튜브 캡처
▲KBS뉴스 유튜브 캡처
1990년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개구리 소년’ 사건에 쓰인 흉기가 세밀한 측정에 쓰이는 측량자 버니어 캘리퍼스였을 것이란 한 네티즌의 주장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범죄심리 전문가조차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흉기를 버니어 캘리퍼스로 특정할 수 있다면, 일반적인 가정에선 쓰이지 않는 도구이기 때문에 용의자 범위를 상당히 좁힐 수 있게 된다.

8일 네이트판에 따르면 이달 1일 ‘나는 개구리 소년 사건의 흉기를 알고 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범행 도구로 ’버니어 캘리퍼스‘가 이용됐으며 범인은 인근 학교 불량 학생들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전날 KBS 방송에 출연해 해당 주장을 두고 “저는 사실 좀 감동을 받았다”며 “둔기로 사망한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 저렇게 안 된다. 둔기는 일단 끝이 무뎌 파손 범위가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구리 소년 피해 아이들의 두개골을 보면) 조각도 여러 조각이다. 모든 두개골 함몰 부위가 ‘콕콕’ 찍혀있다”며 “버니어 캘리퍼스의 날카로운 끝처럼 보일 수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완전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저 정도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흉터에 부합되는 흉기가 아닐까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A씨가 ‘불량 학생들이 본드 등을 흡입해 환각 상태로 범인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일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섯 명을 이 지경으로 만드려면 합리적 사고를 하는 동안에는 이런 범행이 어렵다. 애들이 고성을 지를 테니. 그런데 흉기로 여러 번 상해를 입혔다. 이성을 유지하며 여러 번 (상해를) 입히는 게 가능한가. 거의 불가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람(작성자)이 제기한 게 본드다. 이게 근거 없다고 할 수 없는 게, 요즘에는 본드를 하지 않지만 1991년에는 청소년 비행에 어떤 죄명이 많았느냐면 바로 본드였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이 글을 읽으면서 특이한 건 글 작성자는 학력이 높은 사람 같다. 전문적 지식이 없지 아니한 사람의 글처럼 보인다. 이 사람을 찾아 설명을 더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이런 정보가 올라오는 것을 보면 한 번쯤 조사 노력을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버니어 캘리퍼스로 실제 아이들 두개골에 남은 흔적들이 재현되는지 하는 건 지금의 과학수사 기법으로 충분히 실험할 수 있다”며 “(연쇄살인사건 범인) 이춘재도 공소시효가 종료됐는데 거들에 나온 DNA로 범인을 검거하다 보니 억울한 윤씨 무죄를 입증할 수 있지 않았는가. 지금 이 조사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개구리 소년 사건은 1991년 3월 26일 대구 달서구 성서초등학교에 다니던 아이 다섯 명이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갔다가 11년 만에 마을 근처 와룡산에서 백골로 발견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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