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도 송해 추모 물결…“낙원동서 2000원짜리 배춧국 점심했는데”

입력 2022-06-0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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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

정치권에서도 국민MC 송해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송해는 8일 향년 95세로 별세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MC 송해 선생님이 우리 곁을 떠나셨다”며 “국민에게는 아프게 또 하나의 시대가 갔다”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선생님은 국민의 사랑을 받으신 명실상부한 ‘국민MC’셨다. 그러면서도 한참 어리고 부족한 저를 마치 친구처럼 대해 주셨을 만큼, 선생님은 국민 모두의 어른이자 벗이셨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제가 국회의원으로 일했을 때, 선생님은 제 고향에서 전국노래자랑을 녹화하시기 전날 밤 11시까지 저를 앞에 앉혀놓고 소주를 드시기도 했다. 제가 국무총리로 일하던 기간 선생님은 서울 낙원동에서 2000원짜리 배춧국에 점심을 함께하기도 하셨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이 전 대표는 송해가 명예구민으로 선정된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이었다.

그는 “제가 출국하기 전에 선생님께 전화라도 드렸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 낙원동 ‘송해의 길’ 사업을 앞두고 떠나신 것이 더욱 마음 아프다”며 “선생님, 저의 모자람을 용서해 달라”고 했다. 이어 “파란만장한 생애, 아픈 가족사 모두 묻고 부디 평안을 누리십시오. 선생님, 사랑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송해 선생 이야기”라며 “나이를 먹는다는 건 나무의 나이테처럼 깊어지고 성숙해지는 힘의 원동력임을 일깨워주는 분이었다”고 했다.

조 최고위원은 기자 시절 송해와의 만남을 떠올렸다. 그는 “가끔씩 송해 선생과 밥을 먹고 말씀을 나눌 수 있었다”며 “소주를 사발로 들이키는 선생에 장단을 맞추진 못했지만 생각이 젊고, 유쾌했으며 긍정적인 분이어서 자리가 좋았다”고 했다.

또 “전국~”이라는 송해의 선창으로 시작되는 시그널 송이 일요일 점심을 알리는 배꼽시계였다는 말을 할 때마다 껄껄껄 즐거워했다고 조 최고위원은 전했다.

그는 “국회 진출하고 저녁 자리에서 진하게 격려해주셨고, 2016년 봄 앵커를 할 때는 기꺼이 우정 출연도 해주셨다”며 “이때 송해 선생은 평양에서 ‘전국노래자랑’을 다시 진행하는 것이 꿈이라고 했었다.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오래 전 떠나보낸 아들을 다시 만나 행복하시길”이라고 명복을 빌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페이스북에 “국민MC 송해 선생님께서 향년 95세로 영면하셨다는 비보를 접했습니다”며 “애도를 표하며 유족들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고 애도했다.

그러면서 “4일 토요일 선생님과 함께 때때로 찾았던 을지면옥에서 수육과 냉면을 주문하면서 ‘선생님을 모시고 왔다면 소주도 주문하셨을텐데’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고 추억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송해 선생님은 1951년 5월 1일 입대해 1953년 7월 1일 전역하셨던 그야말로 6·25 때 온몸으로 대한민국을 지키셨던 참전유공자”라고 밝혔다. 박 처장은 “국가보훈처장으로서 최대의 경우를 표하고 유가족께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34년간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면서 1000만 명이 넘는 사람을 만나셨다고 한다”며 “일요일 낮이면 대한민국 모든 가정에 따뜻한 웃음을 주시곤 했다. 평소 모습처럼 편안하고 포근한 길이 되시길 기원한다”고 했다.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은 “충남 아산에 몇 차례 오셨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이제 하늘에서 편하게 쉬실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드린다”고 했다.

송해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황해도 재령군 출신인 그는 한국전쟁 때 월남한 뒤 해주예술전문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한 경험을 살려 가수로 시작해 방송에 진출했다. 1988년 5월부터 KBS 1TV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아 약 35년간 프로그램을 진행해 지난 4월 95세 현역 MC로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다.

국민들의 인기를 얻은 만큼 정치권의 러브콜도 많았지만 송해는 원치 않았다고 한다. 그는 생전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주일씨는 정치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 저는 정치 참여 말리는 입장이었다”며 연예인의 정치 참여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유족으로는 두 딸이 있다. 부인 석옥이 씨는 2018년 먼저 세상을 떠났고, 아들은 1994년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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