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IPO 시장, 공모주 펀드서 ‘엑소더스’

입력 2022-06-08 14:48 수정 2022-06-0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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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 시장이 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을 끝으로 얼어붙으면서 공모주 펀드의 자금이탈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IPO 대어들의 연이은 상장 철회의 여파로 최근 3개월 동안 1조 원 가량이 빠져 나갔다.

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145개 공모주펀드의 설정액은 5조5213억 원으로 최근 1개월 사이 2886억 원(4.96%) 감소했다.

범위를 넓히면 자금 유출 수준도 더 심각해진다. 최근 3개월동안은 설정액이 1조997억 원(16.6%) 줄었다. 특히 지난 1월 27일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이후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연초 이후 줄어든 설정액(1조307억 원) 보다 최근 3개월간 감소분이 더 컸다.

수익률도 부진했다. 145개 전체 공모주 펀드 수익률은 최근 3개월간 -0.84%, 연초 이후 -2.41%로 집계됐다.

공모시장에서 대어급 공모주로 예상됐던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철회한 여파가 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빅스텝’과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의 봉쇄 등 악재와 더불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저금리에 익숙했던 기업들의 자금조달 길이 막힌 모습이다.

올해 들어 6곳이 수요예측 과정에서 상장을 철회했다. 지난 5월 한달 간에만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가 수요예측 이후 출사표를 도로 거둬들였다. 지난 3월엔 보로노이, 2월 대명에너지, 1월 현대에지니어링이 상장을 철회했다. SSG닷컴과 쏘카 등 올해 증시 입성을 추진하고 있던 기업들도 상장을 연기하거나 상장일정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예비심사를 신청한 후 심사 청구를 거둬들인 곳도 속속 나왔다. 퓨처메디신, 애니메디솔루션, 드림인사이트, 큐알티 등 12개 기업이나 된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외 증시 부진과 성장주에 대한 디레이팅, 거래소의 더욱 엄격해진 상장심사가 최근 몇년간 실적 대비 높은 공모가를 받고 싶은 기업들의 증시 입성을 망설이게 만들었다”며 “최근 IPO시장에서 공모가밴드 밸류에이션이 전년대비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게 될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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