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붐’ 사라지는 중국…‘세계의 공장’ 쇠퇴하나

입력 2022-06-0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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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 “올해 중국 수출 증가율 1.6% 그칠 것”
작년 30% 성장서 곤두박질
선진국 소비행태 변화·인플레로 허리띠도 졸라매
동남아, 중국 경쟁 상대 부상한 것도 타격

▲사진은 중국 산둥성 칭다오항에서 노동자가 입항 중인 컨테이너선을 배경으로 걸어가고 있다. 칭다오/AP뉴시스
▲사진은 중국 산둥성 칭다오항에서 노동자가 입항 중인 컨테이너선을 배경으로 걸어가고 있다. 칭다오/AP뉴시스
중국 경제가 포스트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시기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 경제의 핵심축인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주요 고객인 미국과 유럽이 고물가 여파로 소비를 줄인 여파다. 동남아시아가 중국을 대체하는 글로벌 공급망 허브로 떠오른 점도 중국의 성장 파이를 갉아먹었다. ‘세계의 공장’ 지위가 흔들리면서 중국 경기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일본 노무라홀딩스는 올해 중국 수출 증가율이 1.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30% 급증을 기록한 데서 대폭 감소하는 것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도 6.5% 증가에 그쳤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수출 호황에 힘입어 ‘나 홀로’ 경제성장을 누렸다. 2년간 지속된 중국의 호시절은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몰고 온 인플레이션 여파로 막을 내리고 있다.

중국 수출 급감 배경으로는 우선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선진국의 소비행태 변화가 꼽힌다. 위드 코로나가 본격 시작되면서 소비자들은 상품 소비 대신 여행, 외식 등 서비스 지출을 늘리고 있다. 재택근무가 일상화한 시기 불티나게 팔렸던 중국산 제품 판매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높은 인플레이션도 중국 수출에 악재가 됐다. 미국과 유럽 소비자들은 물가가 치솟자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미국 유통업체들은 넘쳐나는 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마트와 타깃을 비롯한 유통 공룡들의 재고량은 1년 새 26% 증가한 450억 달러(약 57조 원)로 나타났다. 추가 제품 주문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월마트에 이어 미국 2위 소매업체인 타깃은 이날 재고분을 털기 위한 가격 인하, 주문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2분기 영업마진율이 당초 예상보다 낮은 2%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 위축 우려에 타깃 주가는 하루 새 3%가량 하락했고 월마트 주가도 2% 가까이 빠졌다. 지난달 타깃과 월마트는 판매 부진, 운송비 및 인건비 증가 등 여파로 ‘실적쇼크’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 미국의 지갑이 닫히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재와 물류비용의 급격한 상승은 중국 수출업체의 마진을 더 축소시켰다.

글로벌 공급망이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점도 중국 수출에 타격이 됐다. 중국 에버브라이트증권 분석 결과 작년 9월~올해 3월 중국 가구 주문량의 약 7%, 섬유제품 5%, 전자제품 2%가 각각 동남아로 빠져나갔다.

중국 선전 소재 티나버드전자(Shenzhen Teanabuds Electronics)의 장완리 글로벌 마케팅 이사는 “작년과 비교해 주문량이 반 토막 났다”며 “중국이 그동안 가지고 있는 세계 공장으로서의 이점이 사라지면서 이 같은 추세가 올해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출이 급감하면서 중국 경제성장은 더 악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분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에 달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부동산 시장 위축, 도시 봉쇄 여파 등을 이유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이미 4%대로 줄줄이 하향했다. 중국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 5.5%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성장률 5.5%도 중국 정부 목표치로는 30년 만에 최저 수준인데 이마저도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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