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게임스톱에 당했던 헤지펀드, 올해는 경기침체 우려에 울상

입력 2022-06-0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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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미국 헤지펀드 수익률 -0.58%, 연간 -3% 육박
우크라 전쟁, 인플레, 경기침체 우려 등에 손실 커져
지난해 개미와의 공매도 싸움에서 진 뒤 다시 난관
“헤지펀드 업계, 사모펀드나 VC펀드보다 겸손해져”

▲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가 주가 현황을 살피고 있다. 뉴욕/신화뉴시스
▲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가 주가 현황을 살피고 있다. 뉴욕/신화뉴시스
지난해 개미 투자자들과 벌였던 공매도 싸움인 이른바 ‘게임스톱 사태’로 피해를 봤던 헤지펀드들이 올해는 경기침체 우려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헤지펀드 정보제공업체 HFR는 미국 헤지펀드들이 5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올린 5월 수익률은 -0.58%이며 올해 전체로는 거의 -3%에 달한다. 주식과 채권, 원자재의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모든 투자 카테고리가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형 헤지펀드의 경우 올해 첫 5개월간 8% 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같은 기간 12.76% 하락한 S&P500지수보다는 양호한 성적이다.

특히 올해 헤지펀드들은 기술이나 의료 등 성장 지향적인 투자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하는 데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 등 여러 요인이 겹친 탓이다. 대표 헤지펀드인 타이거글로벌은 5월에만 14% 손실을 봤다. 손실 폭을 올해로 넓히면 무려 52%에 달한다.

HFR의 케네스 헤인즈 대표는 “5월 미국 헤지펀드들의 성적은 금융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의 영향을 받았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계속되는 전쟁과 기록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기준금리 인상뿐 아니라 미국 경제 침체를 유발하는 수요 증가까지 함께했다”고 분석했다.

불안감이 커지자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가 4월 소셜미디어 레딧 지분을 3분의 1 이상 줄이는 등 주요 펀드들은 성장주 포트폴리오를 축소하기 시작했다. 투자솔루션 제공업체 넥스트라운드캐피털(NRC)에 따르면 이 같은 움직임에 에픽게임스와 클라르나 등 한때 높이 날던 기업들이 현재는 주식시장에서 20~60%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켄 스마이스 NRC 설립자는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급락하면 시장이 새로운 가격에 적응하는 데 6~9개월이 걸릴 수 있다”며 “이는 가격 하락 후 거래가 정체되는 경향이 있고 투자자들이 손실을 유지하기 꺼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매수자는 더 낮은 가격을 요구하고 있고 판매자는 현재 가치가 떨어지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한다”고 덧붙였다.

변동 장세에 업계 내 실적 격차도 전보다 커졌다. 전체 헤지펀드의 상위 10분위는 올해 들어 33.9%의 이익을 냈지만, 하위 10분위는 25.7%의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헤지펀드들은 민간기업 투자를 통해 엄청난 이익을 올렸지만,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사라지면서 이러한 강세는 업계 전반에 걸쳐 손실로 전환하고 있다”며 “한때 월가에서 가장 유명한 위험 감수자였던 헤지펀드 매니저는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VC) 펀드에 밀리는 실적으로 인해 겸손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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